'NY 귀국'이어 '조국 출마설'에 민주당 발칵
사퇴요구 받는 '이재명 체제' 대체제로 주목
친명·비명 모두 '조 전 장관' 출마엔 부정적
이 전 총리 복귀엔 "기다린다면 달라질 것"
더불어민주당이 거물급 원외 인사들의 등판 가능성에 술렁이고 있다. 리더십 위기에 사퇴설이 분출되는 이재명 대표를 대체할만한 인물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이낙연 전 총리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대체 후보군'인데, 다만 이들을 향한 당내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조 전 장관의 출마는 당에 해를 끼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한 반면, 이 전 총리의 정계복귀는 '이재명 체제' 대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총리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정계 복귀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오는 24일 귀국한다. 앞서 직접 차기 총선 출마설에는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에서 이 전 총리의 역할론에 대한 기대는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난 뒤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逆進)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적었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행보가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내에서도 두 인물의 넥스트 스텝에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전국민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는 만큼 어떤 정치적 움직임을 보이느냐에 따라 민주당의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이 충분해서다. 특히 최근 이재명 대표를 향한 당내 불만이 사퇴 주장으로 번진 만큼 두 사람에 기대감이 실릴만한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문제는 두 사람의 정계 복귀와 관련한 시선이 당내에서도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조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해서는 친명과 비명 모두 뚜렷한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나와 "조국 (전) 장관 출마는 조 장관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출마 자체가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다. 조 장관이 출마 자체에 대해서 과거에서부터 썩 긍정적이지 않았다. 상황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우리 당의 간판을 걸고 출마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지금 여당이 '조국 전 장관의 출마는 굉장히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과거로 돌아가는 프레임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가"라며 "조국 전 장관은 지혜로운 분이기 때문에 민주당 총선 승리에 도움될 방향을 선택하지, 개인의 명예회복만을 위한 선택은 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조 전 장관의 출마 자제를 압박했다.
비명계 역시 조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 대표 리스크로도 총선 대비가 어려운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이 불러일으킬 국민적인 공분까지 고려하면 이를 수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 출연해 "조 전 장관이 무소속이나 신당으로 나간다 해도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 '마음의 빚이 있다'고 말씀했고, 워낙에 상징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에 민주당에 부담이 엄청날 것"이라며 "출마 자체로 민주당의 큰 부담이다. 민주당에 조금이라도 애정이 있다면 출마는 접으시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역시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도 전날 같은 방송에서 "만약 (조 전 장관이) 민주당에 입당해 출마한다면 '조국의 늪'에 빠져 총선에 굉장히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조국의 강' '김남국의 늪' 또다시 '조국의 늪'에 빠지기 시작하면 공정 문제를 다시 꺼내들기 굉장히 힘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이낙연 전 총리의 정계 복귀에 대해선 비명과 친명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비명계는 이재명 대표 체제가 흔들릴 경우 이낙연 전 총리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는 24일 예정된 이 전 총리의 귀국 시점을 계기로 '이재명 사퇴론'에 더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낙연(NY)계'로 분류되는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전날 SBS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총리)가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고, 또 민주당이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참 많은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의원은 이 대표의 사퇴설에 대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본인이 모든 걸 다하겠다고 이야기를 먼저 했기 때문에 진퇴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이 언젠가는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너무 늦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한 의원도 "이재명 대표가 계속되는 사퇴요구를 받게 된다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는 분은 이낙연 전 총리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들리는 얘기처럼 비명계의 구심점으로 활동하면서 전권을 쥘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다고 하면 아예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