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자진해 나가라"…개딸들, 이재명 영장 기각에 '비명계 탈당' 압박

27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법원서 기각

'수박밭 통합쇼 때려치워라'부터 '할복 요구'까지

'해당행위 비명 징계' 청원글에 5만명 이상 동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는 모습이다.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가 "이제 우린 원팀"이라며 친명과 비명 간 통합을 과제로 설정했지만 강성 지지층들이 계파 갈등 봉합을 향한 반감을 대거 표출하면서, 체포동의안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예상되는 비명계 의원을 겨냥한 탈당 요구만 더 과격해진 양상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와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던 이재명 대표가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다. 서울중앙지방법은 이날 새벽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전날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당내 계파 갈등' 상황에 대해 "일부 당원·지지층에서 문제제기한 것을 잘 알고 그런 부분을 책임 있게 해결하겠다"며 "당대표의 지침을 받아서 당이 통합될 수 있게 잘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통합이란 키워드가 무색하게, 강성 지지층들의 주무대 중 한 곳인 민주당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는 체포동의안에 가결 표를 던진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비토가 줄을 잇고 있다.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것과 관련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한 분노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에만 블루웨이브에는 '민주당은 법무부 장관과 검사탄핵을 진행하고 수박(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멸칭)들을 척결하라' '수박들은 자진해서 낙지(이낙연 전 대표를 비하하는 별칭)랑 나가라' '해당행위자들은 스스로 할복해라' '통합이니 다 품고 간다느니 이런 거 절대 안된다' '수박밭 통합쇼 때려치워라' '수박과 한동훈을 처단해야 민주당이 바로 선다' '검찰집단에 대한 압수수색은 불가능한가'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재명 대표 지지자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재명이네 마을에도 '가결파 수박들 반성 안해 징계 불가피' '가결 수박들이랑 협치는 이제 그만' '수박과 버러지들은 탈당해라'라는 등 비명계 의원들을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동훈 장관을 향해서도 '이제 한동훈 탄핵이다' '이제 한동훈 탄핵하고 강서구청장 선거 승리하고 수박들 몰아내고 윤석열 탄핵 갑시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또한 당 국민응답센터에 올라온 '공개적으로 가결을 표명한 해당행위 5인 이상민·김종민·이원욱·설훈·조응천에 대한 징계를 청원한다'는 청원 게시글의 청원 동의는 5만7086명, 동의율 114%를 기록했다. 해당 청원은 현재 '답변 준비중'인 상태이다.

청원 취지는 "검찰정권의 무도한 패악질이 자행되는 가운데 당원의 80% 가까이 되는 지지자들이 선출하고 응원하고 있는 당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공공연히 가결을 표명했다"는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 같은 사태에 대해 "법원이 개딸에 굴복했다"라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추상같이 엄중해야 할 법원이 판단이, 고작 한 정치인을 맹종하는 극렬 지지층에 의해 휘둘렸다는 점에서 오늘 결정은 두고두고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과연 법원은 이제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