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0개 의대 2025년 정원 현 정원에 맞먹는…최대 2847명 증원 희망
최근 4년 동안 정시로 의대 합격한 수험생 가운데 N수생 비중 77.5%…최상위권, 졸업생 강세 상황
수험생 입장에선 내년 입시서 정원 늘어난 의대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
의대 정원 예상대로 늘면 최상위권 대학 하나 더 생겨…의대 진학 준비집단 범위, 큰 폭 확대될 것
전국 의대들이 내년 입시부터 입학 정원을 현 정원의 2배에 이르는 최대 2800백여 명까지 늘릴 수 있다고 밝히면서, 당장 올해 입시부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상위권 대학부터 연쇄적으로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N수생(재수 이상)'뿐만 아니라 '반수생'도 급격히 늘 것이고, 의대 진학 준비 집단의 범위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2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가 2025년 정원을 현 정원에 맞먹는 최대 2847명까지 늘리고 싶어한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5년 뒤인 2030학년도 입시에서 희망 증원 규모는 최대 4000명까지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대학들이 요청한 수요를 단순히 합쳤을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은 벌써부터 요동치고 있다.
최근 4년 동안 정시로 의대에 합격한 수험생 가운데 이른바 'N수생' 비중은 77.5%에 달할 정도로 정시 최상위권에서 졸업생이 강세인 상황인 만큼 수험생 입장에선 내년 입시에서 정원이 늘어난 의대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어려웠던 수능과 맞물려 재수 등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수험생이 많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무엇보다 내년 대입부터 의대 정원이 1000~2000명 늘어난다면 최상위권 대학 하나가 더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대입 지원 판도에 격변이 불가피하다. 2024학년도 기준 SKY 대학(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학교별 신입생 정원은 인문계열 1100~1900명, 자연계열 1700~2100명이다. 특히 의대 지원 가능권 점수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입시 전문가들은 정원 확대로 대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N수생(재수 이상)'뿐만 아니라 '반수생'도 내년에 급격히 늘 것이라고 예측했다. 의대 정시모집 합격자는 통상 재수생의 비율이 높다. 최근 4년간 의대 정시모집 합격자 중 N수생 비율은 77.5%였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 의대 지원자들이 소신 지원파가 늘고, 의대 지원 가능권 점수에 해당하는 학과 학생들의 반수생들도 많이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2000명 증원 시 연세대·고려대 자연계열 학과 학생의 68.1%가 의대에 합격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현재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자연계열신입생 인원이 5400명인데 의대 정원을 4000명까지 증원하면 의대 모집 정원만 7000명이 된다"며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신입생 정원보다 더 많은 수가 의대 모집 정원이 될 수 있는 만큼 의대 진학 준비 집단의 범위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KY대학 중도탈락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대학정보 공시에 따르면 서연고 신입생 중 자퇴 또는 미복학, 미등록으로 중도탈락한 경우는 2021년 611명, 2022년 817명, 2023년 1001명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교차지원으로 인문계열에 진학한 자연계열 학생들이 의학 계열 진학을 목표를 두고 중도탈락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자연계열 학생들이 의학 계열 진학을 비롯해 상위권 대학을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1차적으로는 고등학교에서 자연계열 선호 현상이 강해질 것"이라며 "고등학교 내 인문계열로 진학하는 학생이 더욱 줄어드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