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처럼 서울대병원 보내줘" 거부당하자 112 신고한 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가덕도 신공항 행사에서 피습을 당한 뒤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과 관련해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의료 현장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을 요구한 환자가 이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료진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지 현장방문 도중 흉기 피습 당했다.2024.01.02. ⓒ뉴시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응급의학과 봉직의 커뮤니티에 올라온 내용이라며 '와 진짜로 나타났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공유했다. 임 회장은 해당 게시글의 진위에 대해 "전문의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최근 돌고 있는 게시물"이라고 설명했다.

글 작성자는 "딸이 던진 장난감에 각막 열상(corneal laceration)이 강력히 의심되는데, 서울대병원에 보내달라기에 안 된다고 하니까 경찰에 신고(했다)"고 적었다. 이어 "미치겠다"며 "진짜로 경험할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임 회장은 "이재명 효과"라며 "이전에는 가끔 있었는데 요즘은 '이재명도 해주는데 왜 난 안 해주냐'고 당당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앞서 임 회장은 지난 3일 "의대생 증원이 아니라 헬기를 증원해야 한다.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거부하면 '이재명은 되고 왜 나는 안 되냐' '당장 헬기 불러달라'고 하시면 된다"라며 이 대표의 행위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같은 날 이경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도 "응급상황이었다면 부산에서 치료받았어야 했다"라며 "이런 식으로 한다면 어느 국민이 지역 병원이나 국가 외상 응급의료 체계를 신뢰하겠나"고 입장문을 통해 지적했다.

지난 2일 이 대표는 부산 방문 일정 중 김모(67)씨로부터 목 부위를 흉기로 피습 당해 사건 당일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한 뒤 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에 지역 의사단체들은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았다며 이 대표의 헬기 이송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이 대표가 헬기로 서울로 이송되면서 양쪽 병원의 업무를 방해했고, 응급 상황이 아님에도 헬기 이송을 요청해 응급의료법을 위반했다며 지난 8일 이 대표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는 당시 이 대표의 헬기 이송 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