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 집단행동 강경 대응 계속…尹 지지율 상승세
정책실장 "2000명 증원 변화 없고, 4일부터 복귀 점검"
한덕수 "국민 생명 볼모로 한 집단행동 굴하지 않을 것"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인턴·레지턴트)들의 집단행동이 2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3일 강경 대응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대통령실의 강경 기조 고수 배경엔 국민의 지지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의대 입학 정원 확대 추진 및 의료계 집단행동 원칙 대응 등에 힘입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MBN '시사스페셜'에 출연해 "현재 의료 인력을 충원하기 위한 계획 자체는 불가피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해 현재 정부 스탠스(입장)가 변화한 바는 전혀 없다"고 했다.
성 실장은 "2035년까지 인구 구조 변화 등을 고려하면 1만명 정도가 추가로 필요하고, 의료 취약 지역을 전국 평균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선 5000명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한해 3000명 정도의 인력을 추가로 양성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 있다"고 했다.
대학별 정원을 배치하는 절차와 관련해선 "4일 정원 신청이 마감되면 지역별 보건의료 분야 현황, 해당 지역 의사 수 및 고령화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특히 비수도권 의대에 집중 배치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17개 의대가 50명 미만의 소규모 의대"라며 "내과·외과 등 각종 분야를 양성해야 하는데 50명 미만 갖고는 원활한 교육이 어렵다"고 했다.
성 실장은 "내일(4일)부터 전공의들의 실제 복귀 여부를 점검하는 작업이 이뤄진다"며 "(미복귀자에 대해선) 불가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절차를 밟아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해 최소 3개월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기소 등 사법적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전공의들의 의료 현장 복귀를 요청한 지 3일이 지났지만, 대부분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집단행동에 굴하지 않을 것이다. 불법적으로 의료 현장을 비우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정부의 의무를 망설임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의사들의 대규모 집회에 제약회사 직원들이 강제 동원됐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불법 행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인근에서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 집회를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부 의사들이 제약회사 영업사원 등을 대상으로 참석을 강요한다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정부의 강력한 의대 증원 방침 속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상승세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평가는 39%, 부정평가는 53%로 각각 집계됐다.
긍정평가는 전주 조사 대비 5%p 올랐는데, 같은 조사에서 40%에 육박하는 지지율이 나온 것은 지난해 7월 첫째주 조사(38%)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긍정평가 이유 1위 항목은 '의대 정원 확대'(21%)였다. 부정평가는 전주 조사 대비 5%p 하락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