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전방위적 협박과 선동
마은혁 임명에 집착했던 까닭은
윤 대통령의 복귀가 정의에 부합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제목이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4일로 지정하기 직전에 올렸다고 한다(뉴시스, 4.1).
이 제목은 시간이 가면서 “비정상적 선고에 대한 불복·저항 선언으로 ‘위헌 릴레이’를 멈춰 세웁시다”로 바뀐 것 같다(처음부터 읽은 게 아니어서 짐작만 할 뿐이다). ‘불의한 선고’가 헌재와 헌재 재판관들에게 얼마나 모욕적인 말인지를 깨달은 건가? 헌재가 4일에 선고하기로 했다니까, 아차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이라는 헌법 전문(前文)을 흉내 낸 것이겠는데 억지가 심하다.
민주당의 전방위적 협박과 선동
그러니까 불복하고 저항하자는 것이다. 4선에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자신이 예상하기로는, 또는 확보한 정보로는 탄핵 인용이 저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뜻으로 들린다. 마 재판관 후보자가 빠진 상태에서는 도저히 인용에 필요한 6명을 채우기 어렵다는 걸 확인했다는 건가?
‘불완전한 정족수’는 자기 말 그대로 ‘불완전한’ 표현이다. 완전한 정족수는 몇 명이어야 한다는 것인가? 현재 정원 9명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내려지는 게 ‘불의한 선고’라고 말하려는 것이겠는데, 마 후보자가 빠진 8명만의 심판은 그 자체로 불의하다는 의미인가? 그 때문에 ‘상식을 가진 주권자’라면 이런 선고에 불복할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왜 저항하지 않았는지를 먼저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마 재판관 후보자의 이념 성향은 의심의 여지 없이 뚜렷하다. 바로 그것 때문에 민주당은 그야말로 ‘미친 듯이’ 그의 임명을 최상목 전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행에게 강요해왔다. 그가 심판과 선고에 참여해야 인용 재판관 수가 5명에서 6명으로 늘어 윤 대통령 탄핵이 가능해진다는 계산(아마도)으로 민주당은 ‘쌍탄핵’ ‘총탄핵’ 위협까지 가했다.
심각한 고민 이전에 이미 결론을 내리고 있으리라 여겨지는 사람을 기어이 재판관으로 밀어 넣겠다는 것은 더 심한 위헌적 발상 아닌가? “재판관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라는 헌법재판소법 제4조의 규정,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에 관여할 수 없다”라는 헌법 제112조 2항의 규정에 이념적·정치적 편향성은 수용될 여지가 없다. 그런데도 박 의원과 그 동조자들은 마 후보자의 이념적 편향성을 선고에 확실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사실 ‘재판관 8명’의 헌재는 원천적으로 위헌이다. 헌법 제111조 제2항은 “헌법재판소는 법관의 자격을 가진 9인의 재판관으로 구성하며, 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관 9인’은 헌법상의 헌재 구성 요건이다. 그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헌재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헌재는 그 8명으로 박 전 대통령을 탄핵했다. 헌재가 위헌적 상황에서 선고한 것이다. 이번에도 그렇다.
마은혁 임명에 집착했던 까닭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 당시에 칼럼을 통해 이 점을 지적했으나 귀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요즘은 AI가 대세라기에 거기에 대고 물어봤더니 “8명의 재판관으로는 헌법재판소가 법적으로 존립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법률가들에게 물어볼 수도 있지만 그들의 현란한 법 해석력에 질려서 지레 포기했다).
민주당 의원들, ‘위헌’을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둘러대면서 왜 이 위헌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는지 궁금하다.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윤석열 파면’에만 있어 보인다. 그래서 헌재에 한껏 기대해왔는데 분위기가 심상찮다고 여겨지는 듯 협박을 시작했다. 헌재가 잘못 판단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걸 다선의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선창하고 나섰다. “헌법수호의 의무를 지닌 국회의원인 저는 더더욱 승복할 수 없다”라는 흰소리를 해가며…. 말꼬리를 잡는 것 같아 좀 그렇지만 헌법상 ‘헌법수호’의 책무를 지는 사람은 대통령이다. 국회의원은 ‘헌법을 준수할’ 의무를 자신의 선서로써 지고 있을 뿐이다. 굳이 말하자면 ‘헌법수호의 의무’는 전 국민적인 것이지 국회의원에게 특별히 부여되는 특권 같은 의무는 아니다. 이런 식으로 은근슬쩍 자존망대(自尊妄大)하는 버릇부터 고쳐야 선한 공복이 될 수 있다. 박 의원의 경우뿐만이 아니다.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대다수 의원이 드러내 보이는 증세다.
국회(기실은 민주당과 그 주변 정당들)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기 무섭게 ‘내란죄’ ‘내란수괴’로 규정하고 바로 탄핵소추권을 발동했다. 헌법 제27조 제4항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라는 걸 잊어버린 건가 무시하는 건가? 탄핵소추권(헌법 제65조)이나 계엄선포권(헌법 제77조)이나 뿌리(헌법)가 같은데도 자기들 권리로 남의 권리를 단죄하겠다고 나선 것은 또 무슨 경우인가.
윤 대통령의 복귀가 정의에 부합
대통령이 헌법에 근거해 계엄선포권을 행사한 것은 즉각 ‘내란죄’로 매도하면서 자신들의 탄핵소추권은 무제한 용인돼야 한다는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 이 대표 취임 이래 민주당의 주도로 발의된 탄핵소추안이 30건에 이른다. 정부를 마비시켜서라도 이 사람의 사법적 족쇄를 풀고 그를 위한 대선 가도를 정비하겠다는 의도가 뻔한 이 행패를 국민은 언제까지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가? 이 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시킨 탄핵소추안 13건 가운데 9건이 기각됐다. 정신을 차릴 만도 한데 이젠 아예 ‘쌍탄핵’ ‘총탄핵’으로 을러댄다. 대한민국이 가라앉아도 선장 자리만 차지하면 된다는 게 이들의 계산법이다.
민주당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있다. 지난달 19일 암살 위협이 있다며 ‘방탄복’까지 착용하고 광화문 천막 농성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던 이 대표가 말했다.
‘몸조심’ 운운은 전형적인 깡패 용어다. 이 대표는 그렇게 자신의 본색을 드러냈다. 온갖 범법 혐의로 기소되어 5개 법정에서 재판받고 있으면서도 남을 비난하며 ‘체포’ ‘몸조심’을 입에 담는 것에서 후흑(厚黑: 면후심흑=얼굴은 두껍고 마음은 검다) 정치의 전형적인 행태를 목격하게 된다.
그래서 더욱 윤 대통령이 탄핵에서 풀려나 직무에 복귀하는 게 정의에 부합하는 귀결이라고 여겨진다. 민주당이 기를 쓰고 마 후보자 임명을 밀어붙인 것은 그가 들어가야 ‘6인 인용’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상황판단 때문이었을 법하다. 그런데 헌재는 마 후보자 임명을 기다리지 않고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민주당의 계산을 헌재가 의도적으로 맞춰줄 수는 없다는 뜻, 그러니까 정치적 독립성을 스스로 지켜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일까? 어쨌든 이념 성향 여하간에 명색이 헌법재판관인데 ‘불의한 선고’라는 민주당 의원들의 협박 따위에 겁을 먹어 사리 분별을 포기한 채 그들의 마당쇠 노릇을 하려고야 하겠는가.
글/ 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