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 아마추어 골퍼 A씨는 새해 첫 라운드를 친구들과 앞두고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지난가을의 패배 이후, "이번엔 다를 것"이라 다짐했지만, 연말연시의 바쁜 일정 속에서 연습은 뒷전이 되고 말았다. 이제 라운드가 2주 앞으로 다가왔고, A씨는 어떻게 하면 이 짧은 기간 내에 최대한 준비할 수 있을지 고민에 빠져 있다.
이처럼 3월은 골프 애호가들에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시점이지만, 겨울 동안 연습을 하지 않았거나 간헐적으로 연습했던 이들에게 라운드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갑작스럽게 연습장을 찾는 것은, 때때로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곤 한다. 대부분 이런 상황에서 급하게 연습을 해보지만, 오히려 엉망이 되는 사례가 흔하다. 우리가 스윙을 수정할 때 잘 바뀌지 않는 것처럼 한번 몸에 익혀진 스윙 패턴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따라서 대부분 과거의 스윙을 재현하려고 하는데, 장기간의 연습 부재로 인해 몸이 굳어있는 상태로 예전의 스윙을 하려는 시도는 근육과 관절에 가동성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부상 노출의 위험을 중가 시킨다. 또한 안되는 동작을 억지로 하려고 무작정 풀 스윙을 시도하게 되면 몸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고 템포가 점점 빨라져 스윙의 일관성이 떨어지게 된다. 공을 맞히는 감각도 현저히 떨어져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정타를 맞추는 것은 물론 방향 제어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라운드를 단 2주 앞두고 어떻게 연습을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단기간에 라운드 컨디션을 효율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벼락치기 연습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 L to L 크기로 부드럽게 스윙하며 정타 맞추는 연습을 한다.
오랜만의 연습이라 몸이 많이 굳어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풀 스윙을 하게 되면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정타를 맞추기도 힘들고 부상 노출의 위험도 크다. 따라서 L to L (하프 스윙 - 폴로 스루) 스윙으로 정타를 맞추면서 어느정도 몸이 풀리고 공이 조금씩 정타에 맞으면 서서히 스윙 크기를 키워 풀 스윙을 하도록 하자.
또한 시즌 첫 라운드는 긴장과 설렘으로 힘도 많이 들어갈 것이고 3월의 날씨는 생각보다 쌀쌀하다. 따라서 근육이 긴장돼있을 확률이 높으니 부드러운 스윙을 통해서 정타 맞추는 연습을 하도록 해야 한다. 실제 라운드은 연습 때보다 템포가 빨라지므로 연습장에서 미리 여유 있는 템포를 몸에 익히도록 하자. 스윙 템포 연습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스윙하면서 “하나 둘 셋” 숫자를 세도 되고 조금 더 정확한 템포를 원한다면 '메트로놈' 앱을 이용해 연습하는 방법이 있다.
두 번째, 러닝 어프로치 연습은 필수!
3월의 페어웨이는 모랫바닥이다. 이런 곳에서 평상시대로 어프 로치를 한다면 철퍼덕은 ‘떼놓은 당상’이다. 정타를 잘 못 맞추는 아마추어 골퍼에게 모랫바닥에서의 어프로치는 지옥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럴 때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바로 '러닝 어프로치'이다. 그동안 S웨지 또는 56도 웨지를 이용했다면, 피칭 웨지나 9아이언을 준비하도록 하자
방법은 간단하다. 클럽 뒷부분을 살짝 들어 그립을 잡도록 하자(힐 업), 그리고 평상시보다 그립을 반 인치~일 인치 짧게 잡고, 그립을 짧게 잡은 만큼 가까이 선다. 공은 양발 중앙에 위치하도록 하며, 퍼팅하듯이 부드럽게 스트로크 하면 된다. 러닝 어프로치는 힐업을 했기 때문에 손목 사용량이 줄어들어 미스샷을 칠 확률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샌드 웨지 또는 56도 웨지보다 작은 스윙 크기로 더 멀리 보낼 수 있기때문에 정타를 맞출 확률이 높아 모랫바닥에서 사용하기 좋은 어프로치 방법이다.
시즌 첫 라운드는 한 해의 골프 마인드를 좌지우지하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 즐거운 시작을 위해 라운드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전략적인 방법으로 연습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따라서 위의 두 연습은 첫 라운드 직전 벼락치기 연습 방법으로 우선시 되어야 한다. 이후 방향 제어나 코스 공략 등이 더 필요할 수 있지만, 두 연습을 가장 기본으로 선행한다면 더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져서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글/이지혜 프로골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