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등록 마지막날 오후 '전격 결단'
"목함지뢰 조롱도, 성폭행 2차 가해도
되는데, 왜 박용진만은 공천 안되느냐
강북구민을 바지저고리 취급한 작태"
더불어민주당 전직 6선 의원이자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석현 새로운미래 상임고문이 후보등록 마지막날 오후 서울 강북을 지역구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정봉주·조수진·한민수로 민주당 지역구 후보로 정신없이 바뀌는 와중에도 박용진 의원이 끝내 배제당하자, 정치의 정의를 구현한다는 차원에서의 출마라는 관측이다.
이석현 고문은 22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이 목함 지뢰를 밟은 국군 용사에서 목발 경품을 주자고 조롱한 사람, 성폭행 피해 아동에게 2차 가해를 가한 변호사는 공천할 수 있어도 오직 박용진 의원만은 절대 안된다는 보복 공천을 했다"며 "정치를 바로잡겠다. 박용진 의원의 대행자로 (서울 강북을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서울법대 출신인 이 고문은 재학 중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을 비판하는 지하신문 필화 사건, 교련 반대 투쟁, 전방 입소 거부 운동 등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모교의 교훈인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는 세워라'를 좌우명으로 삼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이 고문은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고 새미래 후보들을 측면 지원하려는 생각이었으나, 민주당이 정신없이 후보를 돌려막는 와중에도 마지막까지 박 의원을 배제하는 모습을 보며 출마를 결단했다고 한다. 이 고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당에 쓴소리한 사람은 끝까지 배제하는 민주당은 정의가 없는 이재명 대표의 사당"이라며 "강북구민을 바지저고리 취급하는 작태"라고 질타했다.
이 고문은 오랫동안 민주당에 몸담으면서 정치를 해왔기 때문에 박용진 의원과는 호형호제 하는 사이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서울 강북을 출마 결단 과정에서는 박 의원과는 소통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석현 고문은 "박 의원과 형님 동생 하는 사이"라며 "오직 이재명 대표에게 대들었다는 이유로 배제당하는 것을 보면서 내 분신을 보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서울 강북을 지역구와의 연고와 관련해 이 고문은 서울법대 시절 전두환 신군부의 보안사에 쫓길 때 은신했던 곳이 강북구였다고 회고했다.
이석현 고문은 "서울대 법대에 다닐 때 강북구 돈암동과 삼양동에 하숙하면서 청운의 꿈을 키웠다"며 "서울의 봄 때 전두환 보안사에 쫓기면서 피신한 곳도 강북구"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6선 의원과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치력을 발휘해 강북구민을 위한 지역구 사업을 시원하게 추진하겠다"며 "30년 숙원인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해내고 강북천에 복합문화 감성공간을 조성하겠다"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