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여름 종강 모임 후 실종된 전북대학교 수의대생 이윤희(당시 28세)씨의 생사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윤희 씨의 가족들은 16일 전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 딸 이윤희가 사라진 지 올해로 18년째가 되고 있다"며 "이제는 더 이상 딸을 기다릴 수조차 없는 노인이지만 이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딸을 찾기 위한 모든 것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18년 전 그날 이윤희 씨 행방은
이윤희 씨 실종사건은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윤희 씨는 전북대 수의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6년 6월 5일 오후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자신의 원룸에서 1.5㎞가량 떨어진 덕진구 덕진동 음식점에서 교수, 학과 동료 40여명과 종강 모임을 가졌다.
다음 날인 6일 새벽 2시 30분께 이윤희 씨는 원룸으로 귀가했다. 이화여대에서 통계학과 미술 등을 복수전공한 뒤 2003년 전북대 수의대 3학년으로 편입한 이윤희 씨는 당시 졸업까지 한 학기만 남은 상태였다.
원룸에 도착한 이윤희 씨는 6일 오전 2시 59분께부터 1시간 남짓 데스크톱 컴퓨터로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이용했다. 그러던 중 검색창에 '112'와 '성추행'이라는 단어를 3분간 검색했으며, 컴퓨터는 오전 4시 21분에 종료됐다.
귀가 이틀 뒤인 8일 낮 이윤희 씨가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학과 친구들이 원룸을 찾았으나 현관문은 닫혀 있었다. 당시 이윤희 씨는 소매치기에게 휴대전화를 도난당한 상태였던 데다, 실종 뒤 어지럽혀졌던 방은 친구들이 들어가 깨끗이 정리한 탓에 경찰은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이윤희 씨 부친 애끓는 호소
"저 살 날 얼마 남지 않았다"
"딸도 살아 있다면 47살"
이윤희 씨 가족들은 2006년 실종 사건 발생 후 현재까지 생사 확인조차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경찰의 초동수사 실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윤희가 학교에서 보이지 않자 친구와 이윤희의 둘째 언니는 지구대로 향해 가출인 발행 보고서를 작성했고, 남은 친구들은 원룸을 청소했다"며 "경찰은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아 남아있을 수 있던 증거들이 사라져버리게 됐다"고 했다.
또 "이윤희의 컴퓨터 사용기록에는 성추행과 112라는 단어가 있음에도 경찰은 자동 시스템 복원지점에 대한 부분만 있을 뿐 사용기록이나 접속기록 및 검색기록 등 더 이상의 컴퓨터 사용기록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며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넘어가기 전 덕진서에서 임의로 삭제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윤희 씨의 아버지 이동세 씨는 "올해 87살이 된 저는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막내인 딸도 살아 있다면 47살이 된다"며 사건의 진실이 규명되기를 호소했다. 이와 함께 가족 측은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전북경찰청장과 전주덕진경찰서장을 전주지검에 직무 유기 혐의로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