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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의대 입시, 강원·호남·충청 순으로 유리…'지방 유학' 붐 일어날까


입력 2024.06.03 05:12 수정 2024.06.03 05:12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강원·호남·충청권, 고3학생 인원 대비 의대 입학정원 가장 많아

지역인재전형, 중학교부터 비수도권 진학해야 응시자격 충족

수능최저등급은 변수…지역인재전형에서 못채우면 일반전형으로

지난달 27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한 고등학교에 의대합격 현수막이 붙어 있다.ⓒ연합뉴스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이 확정되면서 의대 진학을 노리는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어느 지역에서 의대 진학을 노리는 것이 유리할 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서울 내 의대는 1명도 증원이 되지 않은 반면,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인원이 대폭 늘어나면서 비수도권을 노린 '지방유학'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역인재전형이 올해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기 때문에 의대 증원 폭이 큰 지역, 지역인재전형 비중이 높은 지역을 모두 감안하면 강원·호남·충청 순으로 의대 문턱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종로학원이 26개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규모와 2023년 교육통계 기준 학생 수 추정치를 비교한 결과, 올해 대입을 치를 고3 학생 수 대비 2025학년도 지역인재선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강원권으로, 1.25%에 달했다. 강원권 고3 학생 수는 1만1732명인데, 이 권역 4개 의대에서 지역인재전형 147명을 뽑는다.


산술적으로 보면 강원권 고3 학생 100명 중 1.3명꼴로 지역인재전형으로 의대에 갈 수 있다는 의미다. 2025학년도 기준으로 강원권 다음으로 고3 학생 수 대비 지역인재전형 규모가 큰 곳은 호남권(광주·전남·전북)으로, 1.01%다. 호남권은 4개 의대에서 443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은 0.96%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대경권(대구·경북) 0.90%, 부울경권(부산·울산·경남) 0.77%, 제주권 0.57% 순이었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며 그 지역 고등학교를 나온 학생만 그 지역 의대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방대육성법 시행령에선 지역의 기준을 충청권, 호남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강원권, 제주권 등 6개 지역으로 분류한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여기에 중학교도 '비수도권'에서 나와야 한다는 조건이 추가로 붙는다. 즉 현재 중3은 지역엔 상관 없이 비수도권에 살면서 비수도권 소재 중학교에 입학해야 지역인재전형 지원 요건을 갖춘다.


지방대육성법 시행령은 의대의 경우 40%(강원, 제주권은 20%) 이상을 지역인재로 선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의대 증원과 함께 정부가 비수도권 의대의 경우 지역인재전형을 '60% 이상'으로 선발하도록 권고해 이번에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이 대폭 늘었다.


26개 대학의 2025학년도 지역인재전형 선발 규모는 총 1913명으로, 1년 전(1025명)보다 888명 늘었다. 선발인원이 거의 2배 늘어난 것으로 지역인재전형 비율 역시 50.0%에서 59.7%로 10%포인트 가까이 확대됐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중학생부터 일찌감치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지방유학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한 학원에 붙어있는 의대 입시 관련 홍보물.ⓒ연합뉴스

현재 고2 학생들이 치르게 되는 2026학년도 대입전형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2026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과 고2 학생 수를 비교해보면, 강원권이 1.31%로 가장 높고 호남권 1.04%, 충청권 0.98% 순으로 나타난다.

이후 대경권 0.90%, 부울경권 0.81%, 제주권 0.76% 순이다.


순위는 2025학년도와 같지만, 각 대학이 2025학년도보다 지역인재전형을 더 많이 뽑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2026학년도에는 비수도권 학생들에게 유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2026학년도에는 비수도권 의대 모집인원 3542명 가운데 63.2%인 2238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다만 실제 지역 학생들이 얼마나 의대에 입성할 수 있을지에는 변수가 더 있다. 지역인재전형의 상당수는 수시모집으로 선발될 것으로 보이는데, 대학들이 수시 지역인재전형에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충족하도록 요구하고 있어서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지역인재전형을 운영하는 대학 중 수능 최저등급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은 건양대와 순천향대 두 곳뿐이다. 대학이 제시한 수능 최저등급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생기면 지역인재전형 선발 규모는 모두 채우지 못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일시에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낮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학교별로 수학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학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다양한 (입학) 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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