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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정국' 정부·여당에 수렁…개혁신당, 국조 추진 앞장


입력 2024.06.14 02:30 수정 2024.06.14 02:3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모친 서신에 반향, 사단장 탄원서는 역풍

내달 19일 순직 1주기…"국조 이유 명백"

"군인은 군말없이 죽어줘야" 탄원서에는

"미친 소리" "쓰레기 같은 소리" 질타 빗발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 등이 13일 국회에서 해병대 예비역 연대 관계자들을 접견하고 국정조사 추진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채상병 정국'이 정부·여당에 수렁과 같은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채상병 모친의 서신이 공개되면서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답신을 내야 할 정도로 수세에 몰렸고, 당시 해병대 사단장의 탄원서는 "미친 소리" "정신 나간 소리" "쓰레기 같은 소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각각 원내 3당·원내 4당인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13일 국회에서 해병대 예비역 연대를 접견했다. 해병대 예비역 연대는 채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며 이날 야당 지도부를 연쇄 면담했다.


앞서 전날 채상병 모친은 공개 서신을 통해 "7월 19일이면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된지 1주기가 되어가는데 아직도 수사에 진전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라며 "다른 것 바라는 것 없다. 누가 7월 19일날 유속도 빠르고 흙탕물인데 왜 물속에 투입시켜 실종자를 찾게 했는지 밝혀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채상병 모친의 서신이 여론에 큰 반향을 일으키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철저하게 원인과 책임을 규명해 7월 19일 이전에는 사건 조사가 종결될 수 있도록 강력히 촉구하겠다"며 "잘못이 있는 자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여당의 부산한 수습과 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채상병 순직' 사안이 특검은 몰라도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는 피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천하람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김성열 수석대변인 등과 함께 국회에서 해병대 예비역 연대를 접견한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국정조사를 요청하는 이유는 명백하다"며 "박정훈 대령 같은 경우에는 지금 군 복무 중이기 때문에 언론 인터뷰도 잘하지 못하는데, 국조에 증인으로 나온다면 많은 발언을 통해서 이 사건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많이들 알게 되시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많은 예비역들께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에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한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격앙돼 있다"며 "여러 억울한 상황에 대해서 국민들께 소상히 알리고 싶다는 게 해병대 예비역들의 원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국정조사는 국회 재적 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착수할 수 있다. 국조요구서가 제출되면 국회의장이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협의'해 국조특위를 구성해야 하지만, 채상병 순직 1주기가 되는 내달 19일 이후에도 책임 문제와 관련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여당이 국조를 회피할 명분이 옹색해지고,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야 '합의' 없는 국조가 강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해병대 예비역 연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실 창당하기 전부터, 그리고 1년 내내 채상병에 대한 부분을 가장 적극적으로 함께 했던 게 우리 개혁신당"이라며 "우리는 기존에 이미 소통 채널이 있으니 더 비상하게 열심히 하겠다. 우리가 가장 적극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뛰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애초 '사고로 사단장까지 처벌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라는 여론도 없지 않았지만, 이같은 여론은 "군인은 군말없이 죽어주도록 훈련되는 존재"라는 당시 사단장의 탄원서가 공개되면서 거센 역풍에 반전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채상병 사건의 핵심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는 임성근 전 사단장이 탄원서에서 '군인은 국가가 필요할 때 군말 없이 죽어주도록 훈련되는 존재들'이라고 썼다"며 "이게 무슨 미친 소리냐. 무슨 정신 나간 소리냐"라고 질타했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채상병이 무슨 6·25 전쟁에 나갔느냐. 아니면 무장공비 소탕 작전하다가 사망했느냐"라며 "'빨간색 해병대 체육복 상의를 입고 물 속에 들어가 바둑판 식으로 수색하라' 이렇게 보여주기 행정하다가 안타깝게 희생된 병사의 사망을 두고 '군말 없이 죽어주도록 훈련된 존재'라고 쓰레기 같은 소리를 하느냐"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임성근 당시 사단장을 정조준해 "이제는 이렇게 개인의 진급 욕심, 성과 보여주기 욕심에 눈이 멀어가지고 병사들을 도구 취급하는 상급자는 사라져야 한다"며 "적반하장 식으로 이야기하는 임성근 전 사단장에 대해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해서 책임이 있다면 면밀하게 물어야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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