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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김범수 檢조사...커지는 카카오 '위기감'


입력 2024.07.09 16:46 수정 2024.07.09 17:30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작년 금감원 송치 후 첫 대면 조사

이른 오전 취재진 피해 비공개 출석

핵심 경영진 추가 소환‧기소 가능성에

신성장동력 모색하던 그룹 내 불안감↑

김범수 카카오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금감원 조사를 받은 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그룹사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하고 있다. 김 창업자의 조사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그룹 내부에 감도는 위기감도 함께 고조되고 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9일 오전 김 위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오전 7시를 전후로 취재진의 눈을 피해 비공개 출석했다.


김 위원장이 검찰에 소환된 것은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검찰(특사경)이 그를 검찰에 송치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당시 특사경은 김 위원장과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 등 총 6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해 2월 카카오와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서 발생한 시세조종에 김 위원장이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이다.


특히 카카오가 공모관계인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와 2400여억 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지시 또는 승인 사항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김 창업자의 승인 아래 회사가 시세조종을 벌였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를 새 국면으로 접어들게 한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의 진술도 김 위원장 소환에 방아쇠를 당겼다.


드라마제작사 고가인수 의혹으로 남부지검에 불구속 입건된 이 부문장은 지난 5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공판에 증인 출석해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원아시아파트너스와 손 잡았다고 폭로했다.


공판에서 이 부문장은 “(당시 통화에서) 배 전 대표가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에게 1000억원 정도 SM엔터 주식을 사달라고 요청했다”며 “(배 전 대표가 지 회장에게) SM 산하에 브랜드 마케팅과 굿즈 등의 사업을 전개하는 곳들을 정리해서 (지분 매입에 대한 대가로) 해당 사업을 사모펀드에 줄 수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창업자의 조사 시간이 9시간을 훌쩍 넘기고 새벽까지 이어질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카카오 내부 불안감도 증폭하고 있다. 핵심 경영진 추가 소환이나 기소 절차가 본격화하면 신사업 추진이나 추가 투자 등 본업에 제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고삐를 죄고 있는 쇄신 작업 역시 경영쇄신위원장인 김 창업자가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면 진척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카카오는 침체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AI 사업은 출시를 1년 넘게 미루다 지난달 전담 조직을 꾸려 카카오의 서비스 강점을 더한 AI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2억1200만 달러(약 2930억원) 규모의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하고 이를 인수합병(M&A)과 합작법인(JV) 설립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카카오와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는 이번 소환 조사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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