徐 전당대회 선관위원장, 작심 쓴소리
충청 합동연설회 찾아 "내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말해도 그 환호 보낼건가"
서병수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이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격화되고 있는 후보들 간 갈등에 대해 "경선 과정서 비전이 실종되고 상호 비방만 가득하다"고 쓴소리를 하며 당헌·당규를 준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서병수 선관위원장은 15일 충청남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남북 합동연설회'에서 "전당대회를 화합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기본은 당헌·당규의 준수다. 경선에 참여하는 모든 후보들은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힘의 승리를 위해 당헌·당규를 준수해주길 요청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연설회를 축하하기 위해 발언에 나선 서 위원장이 이 같은 쓴소리를 꺼낸 건 말을 하는 도중,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지지자들이 '한동훈, 당대표'라는 구호를 외쳤기 때문이다.
이에 서 위원장은 즉시 "다들 한동훈 후보를 자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이냐, 동원한 것이냐"라며 "공평하게 다른 후보들에게도, 내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들이 말할 때도 똑같은 환호를 보내줄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야만 우리가 경선 후에도 한 마음 한 뜻이 돼 당 앞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며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과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경선 과정은 비전이 실종되고 상호 비방만 가득한 모습이어서 당원과 국민들께 안타깝다는 것 잘 알고 있느냐"라고 꼬집었다.
특히 서 위원장은 "최근에 출처도 공표 안된 여론조사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경선 과정을 더욱 혼탁하게 하고 있지 않느냐"라며 "선관위원장으로 굉장히 걱정되는데 여러분도 동감하느냐"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후보 여러분들도 오늘 또 하나의 약속을 해주길 바란다"며 "당원과 국민께 여러분의 미래 비전을 적극적으로 보여달라. 대한민국 국민 모든 이들이 설레게 한 대전 엑스포 기억하느냐. 이처럼 미래로 가는 길은 반목의 길이 아니라 화합의 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번 경선은 우리 당의 지도부를 뽑는 선거인 만큼 정말로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화합해서 이재명의 더불어민주당을 쳐부수는 굳건한 지도부가 될 수 있도록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나경원 당대표 후보 캠프는 지난 14일 한동훈 캠프를 여론조사 공표 금지 위반 혐의로 당 선관위에 신고했다. 한 후보 캠프가 확정된 선거인단 명부를 기반 삼아 이번 전당대회 투표에 참여하는 당원 2000명을 대상으로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