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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한동훈 청문회'…"건국 언제" "우파 적 누구" 사상검증 [與당권주자 토론회]


입력 2024.07.17 01:01 수정 2024.07.17 01:04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한동훈 집중 포화

댓글팀 운영 의혹·채상병 특검법 등 공세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 시작 전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3차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도 사실상 '한동훈 청문회'였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한동훈 후보의 '댓글팀 운영 의혹'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 '대권 도전을 위한 당대표 중도 사퇴 가능성' 등 각종 논란을 앞세워 한 후보를 몰아붙였다. 대한민국 건국일, 동성혼 법제화, 차별금지법 등 한 후보의 사상을 검증하기 위한 질문도 이어졌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후보는 16일 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3차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각종 사안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나·원·윤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한 후보를 향해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가장 먼저 주도권 토론에 나선 원 후보는 한 후보가 제시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안이든 제3자 안이든, 특검은 시작하면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로 갈 수가 있기 때문에 출발부터 막아야 된다. 특검 버튼을 누른 것이 결국 탄핵으로 이어질 것이고 전면적인 당정 충돌과 당내 분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한 후보는 "특검과 관련해 충분히 국민들께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을 여러 차례 실기했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민심을 감안해서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오히려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서 공정한 특검에 대한 찬반으로 여론이 바뀌는 등 효용을 발휘하고 있다고 본다"고 방어했다.


윤 후보는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사설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는 이른바 '댓글팀' 의혹을 언급했다. 윤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사법리스크가 있으면 당대표로서 임무수행이 힘들 것 같아서 검증 차원으로 묻는다"라며 "24개의 조직적인 계정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댓글이다. 나는 전혀 관계없다"며 "하다 하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의 논리에 같이 편을 먹고 같은 당의 당대표 후보를 공격하느냐"라고 따졌다.


이어 윤 후보는 "장예찬 전 최고위원에게 싸워달라는 부탁도 했느냐"라는 질문 했고, 한 후보는 "나 혼자 중앙에서 야당과 싸우는 상황이었는데, 스피커로서 우리 당의 논객이 될 만한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우리 당에 소속된 정치인에게 우리 당의 전략에 대해 공격하는 외부 인사에게 대응해달라 말했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나 후보는 당권주자이자 유력 대권주자인 한 후보의 중도하차 가능성을 제기했다. 나 후보는 "당헌·당규상 대권에 도전하려면 (대선 1년 6개월 전인) 내년 9월에 그만둬야 한다. 당헌·당규를 고칠 것이냐"라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내년 9월에 누가 당대표가 되든 간에 우리 보수정치에서 상대를 이길 수 있는 후보로서 각광받는다면 누구라도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은 민주당처럼 특정인을 위해 당헌·당규를 쉽게 고치지 않는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하겠다"라고 했다.


원·윤, 한 '이념 정체성' 질의 이어가
'김건희 지금이라도 사과'엔 한목소리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3차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 시작 전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직전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한 후보에 대한 이념 정체성 공격도 이뤄졌다. 원 후보는 한 후보에게 "대한민국 건국일이 언제냐"라고 물었고, 한 후보는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하시네. 나는 대한민국이 제헌국회가 출범하면서 건국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에 원 후보는 "제헌국회로 건국 시점을 잡아주신 점 감사하다. 당원들이 많이 동의할 것"이라며 "동성혼 합법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여러 가지 권리와 의무를 복잡하게 만들고 기존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현 단계에서 법제화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원 후보의 말엔 "현재로서는 통과돼선 안 된다"라고 했다.


윤 후보는 한 후보에게 "우파의 적을 어디로 봐야 하냐"고 물었고, 한 후보는 "국민을 적과 동지로 구분하는 건 적절치 않다. 우리 우파의 적은 내부의 웰빙 같은 것, 외부에 있어서는 자기 범죄를 피하기 위해 정치를 이용하는 세력"이라고 언급했다.


당권주자 4인은 토론회 코너 중 하나인 'OX퀴즈'에서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나 후보는 "아직도 많은 국민은 (김 여사가) 지금이라도 좀 사과하셨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지금이라도 사과하는 게 오히려 (논란을) 털어버리고 간다는 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원 후보는 "영부인은 공인이고 국민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공적 책임도 있다"며 "영부인이라면 국민을 먼저 생각해서 사과를 하면 국민들도 마음을 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김 여사는 몰카 공작의 희생양이지만 국민적 마음을 아울러 주셔야 한다"며 "조만간 검찰 조사 과정을 통해서 김 여사의 입장이나 사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한 후보도 "국민이 그걸 바라고 계시고 대통령께서도 이미 사과를 하신 상태"라며 "이 사안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같은 코너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소는 정당했다' 질의에 동의의 뜻을 밝혔다. 한 후보는 "직무상으로 그렇게 했다"며 "다만 박 전 대통령께 인간적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내가 (기소의) 모든 걸 담당한 건 아니다. 최종적으로 (기소를) 결정한 건 아니다"라며 "지난 총선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님을 만나서 따뜻한 말씀을 많이 들었고 여러가지 정치적인 조언도 많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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