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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4680 자체제작 포기 가능성↑...LG엔솔 '가뭄 속 단비'


입력 2024.07.22 14:29 수정 2024.07.22 14:44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머스크, 팀에 '연말까지 개선' 시한 통보

4680 배터리 양산 앞둔 LG엔솔 수혜 ↑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테슬라가 4680(지름 46㎜·높이 80㎜) 배터리 자체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관련 제품 양산을 목전에 둔 LG에너지솔루션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IT 매체 더인포메이션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배터리 팀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며 “올해 안에 4680 배터리의 성능과 비용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이 없다면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는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업계에선 머스크가 4년의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성과가 나오지 않아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풀이한다.


테슬라는 2020년 9월 배터리 데이에서 4680 개발을 밝히며 배터리 내재화 의지를 드러냈다. 4680은 기존 2170 대비 용량, 출력, 주행거리 등이 개선된 배터리로, 사이버트럭 모델에 탑재되고 있고 향후 모델Y 등 타 모델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테슬라가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에 뛰어든 것은 전기차 원가 절감이 주목적이다. 관련 업계는 전기차 보편화를 위해 차량 가격 인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소비자들의 심리에는 여전히 전기차가 비싸다는 인식이 강해서다. 이에 전기차 원가에 40% 가량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자체제작하며 원가 절감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테슬라는 건식 전극(Dry Electrode) 공정에 주목했다. 건식 전극은 기존 전력 소비량의 30%, 제조 비용의 17~30%를 절감할 수 있는 공정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4680 배터리 수율이 20% 안팎에 그치는 것은 건식 전극 공정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결과로 업계는 분석한다.


테슬라가 4680 배터리 내재화를 포기하며 수요를 외주로 충당할 경우 최대 수혜는 4680 양산에 가장 앞선 LG에너지솔루션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충북 청주 오창공장에서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한다. 8월부터 양산되는 4680 배터리 제품들은 테슬라 등에 공급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사인 일본 파나소닉의 양산 시점은 9월 이후로 언급된다.


안희수 LS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4680 배터리를 누적 5000만개 생산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하루에 약 12만개의 셀을 생산하는 수준으로 여전히 수율이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에 대한 의존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성공적인 4680 양산이 현재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호재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실적이 부진하고, 전방 산업의 어두운 전망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음 달 4680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건 유의미한 소식”이라며 “이번에 차질 없이 시장에 공급되고 4680 배터리가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게 된다면 다른 고객사들도 LG에너지솔루션의 문을 두드리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도 “대외적인 환경이 좋지 못한 상황에 4680 배터리 양산에 가장 앞서게 된 상황은 올 하반기 첫 호재인 것 같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잠정치 기준 매출 6조1619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8%, 57.6% 감소 수치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보조금을 제외하면 영업손실 2525억원으로 사실상 적자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 여파로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가 미국에 짓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3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한 것도 캐즘 여파에 따른 속도 조절로 해석된다.


문 교수는 “미국 대선이 트럼프 당선으로 기우는 상황에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와 유의미한 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아주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며 “전기차 전환이 늦춰져도 다른 완성차 업체가 주춤하지, 테슬라는 견고한 상황을 이어갈 것이기에 LG엔솔 입장에선 긍정적인 상황이 예정돼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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