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 확정
과충전 방지 스마트기기 2만→7만기
BMS 업데이트로 화재 위험성 감지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국내외 제작사를 대상으로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를 시작한다. 또한 배터리 제조사와 제작기술 등 주요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제조물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자동차 제작사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받지 못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확정한 후 이를 발표했다.
지난 8월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등으로 전기차와 충전시설에 대한 화재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정부가 국민불안을 해소하고 전기차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이다.
한 총리는 "정부는 전문가·업계 등과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실효성 있는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정보공개 의무화·기업 책임 강화
먼저, 전기차 제작·운행의 전 과정에 걸쳐 정부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당초 내년 2월 시행 예정이었던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는 올해 10월로 앞당겨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배터리 정보공개도 의무적으로 이뤄진다. 공개항목은 배터리 용량, 정격전압, 최고 출력, 셀 제조사, 형태, 주요 원료다.
사업자의 책임도 강화된다. 전기차 제작사와 충전사업자의 책임보험 가입을 확대해, 전기차 화재로 인한 소비자 피해보호를 강화한다.
우선 내년부터는 제조물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자동차 제작사에 대해서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제외하고, 제조물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가로 추진한다. 아울러 국내외 주요 제작사가 시행 중인 차량 무상점검을 매년 실시하도록 권고해 배터리 안전관리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한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대책은 매년 제조사들이 무상으로 배터리 점검을 하도록 유도가 돼 있다"며 "사각지대나 보완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MS 구형 전기차에 무료 설치
배터리 안전성도 확보한다. 실시간 전기차 배터리 상태를 감지·경고하는 기능인 전기차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의 기능을 개선하고, 운전자의 실사용을 늘려 화재 위험성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게 한다.
현대・기아 등 주요 제작사는 BMS 안전기능이 없는 구형 전기차에는 무료 설치를 추진하고, 이미 안전기능이 설치된 차량은 무상으로 성능을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전기차 화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 안에 BMS의 배터리 위험도 표준을 마련한다. 또한 완성차 업체의 BMS 연결·알림 서비스 무상제공 기간을 5년에서 10년 등으로 연장한다.
충전량을 제어해 BMS와 함께 이중 안전장치 역할을 수행하는 스마트 제어 충전기 보급도 올해 2만기에서 내년 7만1000기까지 확대한다. 다만 업계에선 100% 과충전과 전기차 화재가 크게 상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방 실장은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 발생 여부는 과학적인 근거가 입증된 것은 아니기에 과충전 자체를 화재 대책에 초점을 둬서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여러 가지의 화재 원인이 있기 때문에 2중·3중의 안전장치를 가했다고 이해해 주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지하주차장 소방시설 개선‧점검
앞으로 모든 신축 건물의 지하주차장에는 화재 발생 시 감지·작동이 빠른 '습식 스프링클러'를 설치한다. 지하주차장 화재 발생 시 신속한 스프링클러 등의 작동이 확산 방지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다수의 전문가 의견이 있었다.
또한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한 여론 등을 고려해 기존 건물에 대해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전기차 주차구역·충전시설 확대(2%) 의무이행 시기를 지방자치단체 협조를 통해 1년간 유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