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신뢰 회복 사실상 불가능...실제 인수 가능성 낮아”
검찰, 티메프·구영배 대표 자택 등 압수수색…강제수사 본격화
알리익스프레스가 위메프를 인수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1일 큐텐이 위메프를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해당 보도를 즉각 부인했다.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위메프를 인수할 계획이 전혀 없으며, 관련 기업과 접촉한 사실도 없음을 공식적으로 확인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는 "위메프 대표가 본인의 네트워크를 통해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실제 인수 가능성이 낮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백억원의 자금을 들여 인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위메프가 소비자 인지도가 높고 수많은 판매자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플랫폼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면서 이전 수준의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란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설의 배경에 대해 기업회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2일 티몬과 위메프의 기업회생 개시 여부를 판단하는 심문기일을 연다.
채무자회생법상 채무자나 대표자를 심문해야 하는 만큼 티몬 류광진 대표이사, 위메프 류화현 대표이사가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소비자 피해 복구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 매각 등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이런 노력이 인정돼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 경영진은 회생 절차가 개시돼 판매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명분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티몬, 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인터파크쇼핑과 AK몰 등 큐텐 그룹 내 다른 이커머스 계열사로 번지고 있고, 검찰 조사 또한 본격화되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파크도서는 전날인 지난달 31일 "최근 발생한 티몬, 위메프의 미정산 영향으로 정상화 시점까지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인터파크도서는 큐텐 그룹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도서 전문 온라인 플랫폼이다.
AK몰은 지난달 30일 정산 관련 공지에서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인터파크쇼핑, 인터파크도서, AK몰이 티메프 미정산 영향으로 판매대금을 수령하지 못했고 일부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의 결제 대금 지급 보류 영향으로 판매대금 정산 지연이 발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티메프 사태가 다른 계열사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도 인정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출석해 “인터파크커머스나 AK몰은 정산을 못 하거나 정산 지연할 가능성이 없느냐”는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상황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도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이날 오전 티몬 본사, 위메프 사옥과 모회사 큐텐그룹의 구영배 대표이사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티몬과 위메프가 자금 경색으로 판매 대금을 제때 지급하기 어려운 사정을 알고도 입점 업체들과 계약을 유지하고 물품을 판매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