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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의 '호남 대전' 이후 최고위원 일성들 "당원 당원 당원…"


입력 2024.08.06 06:40 수정 2024.08.06 06:40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재명이네마을' 달려와 지지 호소하고

현 최고위원 정청래 "당원증 만들자"

정봉주는 낮은 전당대회 관심에 일침

"우리들만의 리그 되면 정권 뺏길 것"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지난 3일 전북 익산시 원광대학교 문화체육관에서 열린 8·18 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가 '전국당원대회'로 첫 개칭한 것이 무색하게도 정작 당원들의 낮은 투표율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당내 소수 강경 개딸(개혁의딸)들의 민주당 점령' '우리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적인 목소리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중도 확장 측면과 전당대회 흥행을 두곤 빨간불이 켜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들 사이에선 친명(친이재명) 성향 강성 지지자만을 바라보는 행보가 여전히 이어지는 중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은 이재명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강성 당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친명(친이재명)' 성향 카페인 '재명이네마을'의 문을 두드리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예비경선을 앞두고 최고위원 예비후보들은 재명이네마을을 경쟁적으로 찾았었는데, 여러 후보들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지난 3~4일 호남 지역 순회 경선이 끝난 후의 상황도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일극체제' 논쟁이 진화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당의 심장부이자 텃밭 '호남 대전'을 거친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이후 낸 첫 메시지도 '당원'들을 향한 소구가 중심이 됐다.


전북·광주·전남 경선을 거치며 최고위원 후보들 중 1위로 올라선 김민석 후보, 홈그라운드에서 선전하며 당초 후보 8명 중 꼴찌에서 당선권인 5위까지 올라온 민형배 의원, 3위를 기록하다가 당선권 밖인 6위로 밀려난 김병주 후보가 재명이네마을을 찾았다.


'명픽'으로 꼽히는 김민석 후보는 전날 이곳에 "당원 동지 여러분 감사합니다"란 내용의 감사글을 올렸다. 그는 "민주당의 승리, 이재명 정부 탄생의 수석 전략가로 임명받겠다. 감사하다. 끝까지 함께 해달라"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같은 날 4성 장군 출신의 김병주 후보는 "사랑하는 재명이네마을 주민 여러분, 김병주다. 비상이다. 김병주의 저지선이 무너지고 있다. 이대로는 정말 어렵다"며 "김병주가 최고위원이 돼야 안보에 강한, 국민 삶을 지키는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다. 부디 나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라고 호소했다.


호남 출신 민형배 후보는 "광주에서 1위, 전남에서 1위. 이재명 대표와 함께 움직였더니 바로 5위로 점프했다.내가 최고위원이 되면 정치검찰 해체하고 윤석열 독재를 무너뜨리겠다"라고 했다. 이어 "지자체장도 이재명 시장 시절 같이해봤다. 호흡이 잘 맞는다. 새로운대한민국으로 함께 나아가자 마을 주민 여러분, 재명이네 마을 주민 여러분 들리시나. 보이시냐"라고 적었다.


이날은 경기도당위원장에 출마한 강득구 의원이 '김민석·강득구 경기도 당원간담회'라는 글을 올리고 "강득구와 김민석은 30년지기 믿음의 동반자, 정권교체를 함께 이루겠다"라고도 강조하는 등 친명 성향 강성 지지층의 마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행보를 보였다.


후보들은 각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서도 당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준호 후보는 경선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 아래, 전라남도당 당원동지 여러분께 힘차게 인사드렸다. 소중한 한 표로 3위로 만들어주신 전남 당원동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적었다.


전현희 후보도 "호남과 함께 하는 전현희가 윤석열 정권 반드시 끝장내겠다"며 "지난 주말 광주·전남·전북의 당원동지분들과 함께 뜨겁게 채웠다"고 했다. 강선우 후보도 '당원 동지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올리고 "누구보다 씩씩하게 반환점을 돌았다. 최고위원 후보 8명 중 8위 후보가 아니라, 무려 1만9370명의 마음을 얻은 후보다. 그 사랑에 진심으로 고맙다"고 적었다.


현 지도부의 정청래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또 한번 당원들을 향한 구애에 가세했다. 이날 정청래 최고위원은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은 이제 구호가 아니라 현실이 됐다. 당원들의 자부심이 고양되고 있다"며 "이참에 멋진 당원증도 만들어 드리자. 이재명 1기 지도부의 약속 이행의 성과이고 당원들의 오랜 꿈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또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참여는 민주당을 춤추게 한다"며 "민주당원들의 뜨거운 참여 열기로 민주당 전당대회가 성공하기를 기원한다"고 당원들을 추켜세웠다.


반면 일각에선 이 같은 현상에 대한 경계심리도 표출되고 있다. 김두관 당대표 후보는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를 '하나회'에 빗대고 또 '당의 다양성 실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가, 연일 친명 강성 의원들과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강성 지지층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또한 지역 순회 경선마다 발표하는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은 현재까지 당대표 경선 기준 누적 26.47%로 집계됐다. 특히 호남 지역 온라인 권리당원 투표율이 20%로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경선 초반부터 90%의 압도적 득표율로 시작한 이재명 당대표후보의 독주 체제가 투표 저조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행사명은 이번에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로 처음 바뀌어 치러졌고, 한쪽에서는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구대명(90% 이상 득표율로 당대표는 이재명)' 등 신조어들도 양산된 상태다.


저조한 투표 관심에 대해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는 전날 광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대표 투표율 20%, 최고위원 투표율 20% 초반. 민주당 중심부라는 전북에서 투표율이 최악"이라며 "탄핵도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것도 정권 탈환도 참여가 없으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들만의 잔치, 우리들만의 리그가 되면 우리는 또다시 저들에게 정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8·18 민주당 전당대회는 경기(10일), 대전·세종(11일), 서울(17일) 등 단 4개 지역 순회경선만을 앞두고 있다. 당의 중심부 '호남'보다 더 큰 최대 승부처 수도권이 남아 있어, 최고위원 후보들이 당선 안정권에 들기 위해 '친명 선명성'을 강조하고 '당원중심' 구호를 외치는 행보는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오는 18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최종 선출하며, 권리당원 ARS투표와 대의원 온라인 투표, 일반 여론조사 결과를 한꺼번에 발표한다. 이번 당대표·최고위원 경선에서는 권리당원 56%·대의원 14%·일반 여론조사 30%를 각각 반영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한다.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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