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관련 과거 복역 소환하면서
"金 모진 시간 잘 견뎠다" 적었다가…
"친문은 사랑하고 친명은 부셔야 하나"
최고위원 후보 사퇴 요구 등 비난 폭주
'이재명팔이를 하는 무리들의 척결'을 외쳤다가 강성 친명 세력들의 표적이 된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이번에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에 축하를 전했다가 대대적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정작 이재명 당대표 후보도 김 전 지사의 복권에는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했는데도, 한 번 표적이 된 정 후보만 뭇매를 계속해서 맞는 모양새다.
정봉주 후보는 14일 페이스북에 '김경수 지사,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 후보는 "김경수 전 지사가 복권됐다"며 "나도 이명박 정권의 탄압으로 구속돼 피선거권이 10년간 박탈당했다가, 너무나 많은 주위분들의 도움으로 복권이 됐다"고 했다.
이어 "빼앗겨 본 사람이 그 비참함을 알고, 되찾아본 사람이 그 소중함을 안다"며 "모진 시간 잘 견디셨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내 마음 속 김 전 지사는 늘 변함없이 무죄"라며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했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드루킹' 일당과 불법적으로 댓글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던 김 전 지사는 8·15 광복절을 맞아 복권됐다. 이번 복권을 계기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적자'로 일컫어지는 정치인인 김 전 지사가 정치적 재기의 날개를 펴면서 비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을 받고 있다.
그런데 평범한 축하 같은 정 후보의 메시지가 김 전 지사의 이러한 정치적 입지와 맞물리며 돌연 강성 당원들의 공격 빌미가 됐다.
앞서 정 후보는 지난 12일 "민주당의 미래와 민주당의 정권 탈환을 위해 '이재명팔이 '무리들을 척결하겠다"는 목소리도 높이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팔이 무리들을 '암덩어리'라고도 수식했다.
이로 인해 '미운털'이 박힌 상황에서 '김경수 전 지사 축하 메시지'까지 더해지자, 이재명 후보의 강성 지지층 등은 정 후보가 '비명 행보'를 한다며 분노를 숨기지 않고 있다.
정 후보의 페이스북에는 '지금 남 걱정을 해 주게 생겼나. 본인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그냥 사퇴해라' '사퇴가 답이다' '친문계파는 너무 사랑하고 이재명계파는 쳐부셔야하나' '당원들에게 외면 받는 최고위원 자리 해서 뭐하나. 깨끗이 야인으로 살라' '우리가 암덩어리면 너는 뭐냐. 여태 너는 암덩어리짓을 했다. 김경수가 복권되서 여기에 붙으려는 수로 보인다'란 댓글 등 비난 메시지가 폭주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 좌장으로 불리는 5선 중진 정성호 의원은 정 후보의 이 같은 노선에 대해 "일반 국민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정성호 의원은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현재 최고위원 (후보) 중에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누적득표율이 두번째인데, (최종 결과) 당선은 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 발언(이재명팔이 척결)을 한 배경에는 약간 전략적인 고려를 한 것이 아닌가"라며 "일반 국민 여론조사 (반영이) 한 30%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8·18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권리당원 투표 56%, 대의원 투표 14%, 국민여론조사 30%를 합산해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자를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