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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아우디 Q7, 가장 현명한 럭셔리… 편한 운전과 그렇지 못한 존재감


입력 2024.09.08 06:00 수정 2024.09.08 06: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아우디 Q7 50 TDI 콰트로 프리미엄 시승기

오랜 내연기관 역사 증명… 거침없이 부드러운 주행감

어디서나 시선 끄는 존재감, 경쟁사 대비 합리적 가격대

아우디 Q7 ⓒ아우디코리아

주머니 사정이 1억 초중반대 차량을 살 수 있을 정도라고 가정한다면, 어떤 차를 사는 것이 좋을까? 우선시하는 가치에 따라 의견이 다르겠지만, 언제나 교과서같은 최선의 선택지는 존재하는 법이다.


아우디 Q7은 오랜 내연기관 자동차 역사 속에서 살아남은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위엄을 증명하고 나섰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준대형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라는 특성에, 화려하고 존재감 있는 외관, 역사가 증명하는 기술력을 한 곳에 담아내면서다.


과연 Q7은 소비자들이 고민 없이 1억을 넘기는 가격을 주고 구매하게 적합한 차량일까. 그래서 직접 시승해봤다. 2박 3일 간 서울에서부터 평택, 시흥 등을 오가며 고속도로, 막히는 도심구간까지 빠짐없이 달려봤다. 시승 모델은 아우디 Q7 50 TDI 콰트로 프리미엄으로, 가격은 1억1950만원이다.


아우디 Q7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첫인상부터 호감을 사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아우디는 '보다보니 익숙해지는' 얼굴이 아니라 누가 봐도 잘생긴 외모를 가졌다. 설령 취향에선 벗어나더라도 잘생겼다는 말엔 이견이 없는 차은우 같다고나 할까. 차량 전면부터 측면, 후면에 이르기까지 참 잘생겼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뛰어난 외모의 비결은 어느곳 하나 과하지 않은, '적당함'을 잘 지키는 데서 나오고 있었다. 실제로 1억 2000만원 씩이나 하는 차임에도 Q7의 전면에서는 포링의 크기를 키운다던가, 그릴의 모양을 현란하게 바꾼다던가 하는 시도는 찾아볼 수 없다.


블랙 색상의 시승차량은 전면 포링을 제외하면 도장면은 물론 그릴과 그릴을 감싼 테두리까지 모두 검은색으로 처리됐다. 멀리서보면 헤드램프와 포링, 그 아래 번호판만 보이는 구조인데 굳이 거창하게 꾸미지 않아도 거대한 덩치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화려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아우디 Q7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아우디의 쿠페 차량을 뜻하는 '스포트백' 모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측면으로 돌아서니 스포티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뒤로 갈수록 완만하게 떨어지는 지붕 라인과, 특히 뒷바퀴 쪽 후륜 펜더 상단에 위치한 포링이 젊고 스포티한 느낌을 자아낸다. 과하지 않고 적당한 포인트의 미학을 잘 살려낸 부분이다.


후면에서는 '조명 맛집'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리어램프가 존재감을 과시한다. 중앙 포링을 향하도록 양쪽 리어램프 그래픽이 사선으로 디자인됐는데, 잘못하면 조잡해보일 수 있는 작고 디테일한 사선들이 하나하나 선명하게 빛나면서 우려를 불식시킨다. 평범한 듯 보이지만 곳곳에 숨은 디테일이 럭셔리 브랜드임을 몸소 증명하는 듯 하다.


외관을 보고 나니 아우디는 작은 디테일이라 하더라도 '쓸모있고, 임팩트 있는' 럭셔리를 지향하는 듯 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내부에서 확신으로 바뀌었다.


Q7의 내부는 '쓸데없이 화려한' 것이 아니라 '편하고, 쓸모있는' 것들로 가득했다. 아우디가 평가한 1억 2000만원의 가치는 휘황찬란한 불빛 보다는 '어떻게 하면 가장 편안한가'에 초점이 맞춰진 듯 했다.



Q7 내부 ⓒ아우디코리아

아우디 Q7의 내부는 처음 차에 올랐을 땐 약간의 실망감을 주기 충분하다. 독일 럭셔리 브랜드, 1억 2000만원이라는 금액을 생각하니 눈을 즐겁게하는 기본적인 요소를 어느정도 기대했기 때문이다.


충분히 좋은 소재의 마감과 두 개의 디스플레이, 넓은 실내를 갖췄지만 어딘가 모르게 서운했다. 디스플레이는 중앙 디스플레이 아래 공조 디스플레이가 각각 위치한 구조인데, 중앙 디스플레이 크기가 요즘 나오는 럭셔리 브랜드 대비 현저히 작았다. 계기판부터 깔끔하게 이어진 널찍한 디스플레이가 요즘 마치 기본 옵션처럼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주행을 시작하니 운전자에 차량을 맞춘 것 처럼 편안했다. 최근 모든 기능을 디스플레이 속에 집어넣고, 운전 중 필요한 기능을 즉각적으로 찾지 못해 곤란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Q7의 친절함에 마음이 놓였다.


아우디 특유의 운전석으로 살짝 기울어진 디스플레이는 보기에 아무리 아쉬워도 운전할 때 만큼은 이렇게 기특할 수가 없다. 센터페시아 아래로 은은하게 새어나오는 앰비언트라이트와 알루미늄 페달도 정도의 미학을 잘 보여주는 요소다.


Q7 내부 ⓒ아우디코리아

주행질감은 말할 것도 없다. 흐름이 흐름인 만큼, 디젤 엔진이라는 점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시간이 증명하는 기술력은 '역시나'를 외치게 했다.


Q7은 매끄럽게 뻗어나가는 주행감은 물론 시끄러운 엔진 소리나 차량의 떨림과 같은 디젤 특유의 단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증명된 디젤 엔진의 힘은 말할 것도 없다. Q7은 3.0L V6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TDI) 엔진과 8단 팁트로닉 변속기를 탑재했으며, 최대 토크는 61.18kg·m, 최고 출력은 286마력을 자랑한다.


시승을 마치고 확인한 연비는 14.1km/L. 공인 연비가 복합 11km/L 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준수하다. 디젤 엔진 치고는 아쉽지만, 거대한 몸집을 생각해보면 납득이 간다.


아우디 Q7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아우디 Q7은 보기에 화려한 것만 '럭셔리'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고민을 던져준다. 그간 아우디의 명성이 유지되고 있는 건 어쩌면 껍데기 보다 알맹이를 중시하는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오랜 시간 갈고 닦은 덕에 '최종본' 수준으로 자리잡은 훌륭한 기본기에, 깔끔하지만 존재감 있는 외모. 여기에 경쟁 모델인 벤츠 GLE, BMW X5와 비슷한 가격에 더 큰 크기를 자랑한다는 점도 큰 장점이 될 수 있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디젤 엔진이 용서되지 않는다면 가솔린 모델인 Q7 55 TFSI 콰트로를 시승해볼 것을 권한다.



▲타깃

-GLE, X5는 너무 흔해서 망설였다면

-전기차 구매 전 '마지막 내연기관차' 찾고 있다면


▲주의할 점

-구매 후 '왜 선택했냐'는 질문에 항상 답할 준비가 돼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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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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