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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이 나으려나’ 헝클어진 홍명보호 계획, 오만에서는 라볼피아나 효과?


입력 2024.09.06 18:13 수정 2024.09.06 18:39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팔레스타인 감독과 인사하는 홍명보 감독.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다득점 승리를 노렸던 홍명보 감독의 계획은 완전히 헝클어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피파랭킹 96위)과 0-0 무승부에 그쳤다.


전반 초반부터 볼 점유율은 높았지만 좀처럼 팔레스타인 밀집 수비를 뚫지 못했다. 전반 6개의 슈팅을 기록했지만, 유효슈팅은 팔레스타인과 같은 1개였다. 후반에는 황희찬을 투입한 이후 몇 차례 찬스를 만들었지만 오세훈 헤더-이강인 프리킥-손흥민 슈팅 모두 골문을 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에는 두 차례나 큰 실점 위기에 몰렸다. 패하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다득점 승리를 노려야 하는 경기다. 첫 경기이기 때문에 일단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무득점 무승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홈에서 피파랭킹 96위와 치른 경기라고는 믿기 어려운 내용과 결과다.


경기장 분위기도 홍명보 감독에게는 버거웠다. 감독 선임 절차가 공정성 논란을 일으켜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나 홍명보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은 “정몽규 나가” 등과 같은 구호와 거센 야유를 통해 경기장에 쏟아졌다.


손흥민, 이강인 등 국가대표팀 선수들 이름이 불릴 때는 뜨거운 환호성이 터져 나왔지만, 홍명보 감독이 소개될 때는 거센 야유가 쏟아졌다. 선수들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주축 선수들이 야유가 아닌 응원을 부탁할 정도였다. 홈이었지만 홍명보 감독 입장에서는 차라리 원정경기가 나았을 수도 있는 분위기였다.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홍명보 감독.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홍명보호는 6일 오후 11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카타르 도하를 거쳐 오만 무스카트로 향한다. 무스카트 입성 이후 10일 오후 11시 술탄 카부스 종합운동장에서 오만과 2차전을 치른다. 오만은 팔레스타인 보다 피파랭킹(76위)은 높지만, B조에서 팔레스타인과 함께 약체로 분류된다. 오만은 이라크 원정에서 치른 첫 경기에서 0-1 패했다.


오히려 원정경기를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 여길 수도 있는 입장이 된 홍명보 감독이 팔레스타인전에서 효과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라볼피아나 전술을 상대와 상황에 맞게 펼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라볼피아나 전술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센터백 사이로 내려와 빌드업 하는 전술이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리카르도 라 볼페 감독이 고안해 라볼피아나로 불린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홍 감독을 선임하며 '홍명보식 라볼피아나'를 극찬한 바 있다.


팔레스타인전에서는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압박 라인이 높지 않은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라볼피아나를 고집하다가 후방에서 무의미한 패스만 이어졌고, 오히려 중원에서 미드필더 숫자만 부족해지는 현상을 야기했다. 오만 원정에서는 홍명보 감독의 기술철학이 묻어난다는 라볼피아나 전술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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