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 속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감독직을 수락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4일 오전 10시 전체 회의를 열고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유인촌 문체부 장관을 비롯해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등이 출석했다.
홍 감독은 “(축구팬들의)공분을 일으킨 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 당장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 않지만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홍 감독의 협회 전무이사 시절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과정을 언급하며 “철학과 시스템 유지를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면서 “본인이 선임된 과정은 공정하다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한 번도 대표팀 감독을 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라며 “한 번 경험해 본 것을 토대로 말씀드리자면 (나에게)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어 “전력강화위원회에서 1순위로 올려놨다고 들었기에 감독직을 받은 것이지 2~3순위였으면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가)위원회 안에 있던 게 아니기에 모든 내용을 알 수 없으나 내게 특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 행정을 비판하다가 돌연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서는 “당시 울산HD 감독이었고 협회의 제안도 받지 않은 상황이었다”라며 “2월부터 내 이름이 거론되며 팀과 팬들이 흔들렸다. 어떤 제안도 없었기에 그렇게 말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추가 발언 기회를 통해 “울산 감독으로 팬들의 응원과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라며 “축구 인생 40년 중 가장 힘들었을 때가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였다. 얼마나 힘든 자리인지 알기에 도망가고 싶었다”라면서도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찾아와 면담할 때 한국 축구의 어려운 점을 외면하기 힘들었다. 10년 전 가졌던 책임감, 사명감이 다시 안 나올 줄 알았는데 면담 후 나와서 마지막 봉사를 하기로 했다”라고 해명했다.
홍명보 감독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최종예선)을 앞두고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 졸전으로 경질되고 5개월이 지난 뒤 감독으로 선임됐다.
그러나 과정상 절차적인 문제가 있었다. 제시 마치 감독 선임 불발 이후 프로세스가 무너지면서 정해성 위원장이 사퇴하고, 이임생 총괄이사가 권한을 위임받아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외국인 감독 후보에 비해 홍명보 감독에게는 ‘읍소’를 한 것이 아니냐며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고, 축구팬들은 정몽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유인촌 장관은 “오는 10월 2일 대한축구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논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먼저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잘못된 것은 지적하고 (감독) 거취 문제는 축구협회가 결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