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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당 75만원 돌파…경영권 방어 ‘청신호’


입력 2024.10.04 10:35 수정 2024.10.04 10:58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장 초반 영풍·MBK 공개매수가 상회

고려아연 "최소 응모주식 수 한도 삭제"

공개매수 절차중지 가처분 신청 ‘변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영권 분쟁이 지속 중인 고려아연에 대한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청약 마감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돌파하면서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가 유리해지는 양상이다. 고려아연 측에서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한 최소 응모 주식 수 한도를 없애는 맞불을 놓은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 날 오전 10시 34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4만5000원(6.31%) 오른 75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한때 77만40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가 상승세는 고려아연이 이날 오전 발표한 공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응모주식 수가 121만 5283주(발행주식 총수의 5.87%)에 미달하는 경우 회사 및 베인캐피탈은 해당 응모주식 수를 취득하지 않는다’는 부분을 삭제 공시했다.


공개매수 개시 당일 전격적으로 매수 조건을 없애는 초강수를 두면서 가격뿐만 아니라 물량 모두 영풍·MBK 연합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게 됐다. 주식 매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애 MBK파트너스·영풍에 적극 대항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에 주가가 영풍 측의 공개매수 가격인 75만원을 돌파하면서 영풍의 경영권 공격이 실패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풍·MBK의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은 이날 오후 3시 30분까지 이뤄진다. 본래 종료일은 오는 6일이지만 5∼6일이 주말인 관계로 실질적인 청약 마감일은 이날이다.


기존 공개 매수 가격을 66만원으로 제시했던 영풍 측은 이를 7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주가가 이를 뛰어 넘은 상황으로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상회하면 주주들이 청약에 응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최소 물량을 채우지 못할 수 있다.


현재 주가가 75만원을 넘어서면서 기존 주주들이 MBK의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고 주당 83만원을 제시한 고려아연 측에 보유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고려아연의 경영권 사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시장이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지만 아직 게임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은 상황이다. MBK는 이날 청약률과 주가 흐름을 보고 2차 가격 상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또 영풍 측에서 지난 2일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공개 매수하면 자기자본 감소로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등 손해가 예상된다고 지적해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을 신청한 것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MBK와 영풍 측은 앞서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대 7% 고금리의 2조7000억원 단기차입으로 주당 83만원에 자사주를 취득하겠다는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는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해 회사에 커다란 금전적 손실을 끼치고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배임 행위”라고 강조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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