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시권에
이자율 매력 크게 떨어졌지만
'이제라도 막차' 움직임 분주
국내 5대 은행의 예금에 올해 들어서만 80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권에 들어오자 은행권 예금 이자율도 벌써 3%대 초·중반까지 주저 앉으며 매력이 뚝 떨어진 현실이지만, 이제라도 막차를 타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30조471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6%(81조1756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54조604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6.5% 늘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 역시 184조1110억원으로 14.4% 늘었고, 국민은행은 11.1% 증가한 200조6922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4.4%, 2.7% 늘어나 179조7969억원, 185조75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정기예금 잔액이 증가한 것은 수신금리가 하락하기 전 그나마 높은 금리의 정기예금에 돈을 예치하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현재보다 이자가 더 낮아지기 전에 목돈을 길게 예치해 두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우리나라도 이르면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은행연합회 공시 기준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35%로 지난해 11월까지만 하더라도 4%대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3.35%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3.35%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3.34%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3.37% ▲농협은행 'NH올원e예금' 3.33%로 모두 3% 초반대에 그쳤다.
본격적으로 기준금리가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자 목돈을 굴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관심은 구체적인 인하 시점에 쏠리고 있다. 통상 기준금리가 변동될 것으로 예상되면 수신금리에 선반영된다. 2021년 7월 0.75%였던 기준금리는 통화정책 긴축 기조로 2023년 1월 3.5%까지 연이어 인상됐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정기예금 잔액은 742조8081억원에서 976조6058억원으로 31.4% 불어났다.
최근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든 것에 더해 가계부채 증가세 역시 안정세를 보이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671억원으로 전달대비 5조6029억원 늘었다. 한 달 전 증가폭이 9조625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둔화됐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 안정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며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