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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3분기 '주춤'... 영업익 발목 잡은 HBM


입력 2024.10.08 09:49 수정 2024.10.08 10:06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 공시

3분기 매출 79조, 역대 분기 최고

영업익은 9.1조, 시장 전망 밑돌아

반도체 부진에 전영현 "송구하다"

ⓒ데일리안DB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9조원 대의 영업익을 올리면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는 반도체 회복세에 힘입어 7개 분기 만에 분기 영업익 10조원을 넘겼으나 3분기엔 반도체 사업에서의 약세로 인해 직전 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의 사업 지연이 영업익 하락의 주된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9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79조원, 영업익 9조1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7.21%, 영업익은 274.49% 증가했다. 매출은 지난 2022년 1분기(77조 7800억원) 이후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반도체 업황이 크게 둔화됐던 지난해와 비교해선 여전히 크게 상승한 수치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 2분기에 비교해서는 매출은 6.66% 올랐지만 영업익은 12.84% 하락했다. 당초 증권가에선 삼성 3분기 영업익을 10조원 이상으로 전망했는데 이보다 낮은 실적을 내놓으며 시장 기대치를 약 15% 가량 밑돈 것이다.


잠정실적은 세부 부문별 실적이 발표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번 실적은 반도체 업황 회복이 더딘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통상 전사 실적에서 반도체는 50%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에 증권가에선 반도체 부문에서 대략 5조3000억원대 안팎의 영업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3분기 반도체 추정 실적은, 지난 분기 6.4조원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 측은 "메모리 사업은 서버와 HBM(고대역폭메모리)의 견조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일부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 조정 및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 제품 공급 증가 영향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당초 삼성전자가 가장 큰 경쟁력을 지닌 D램이 더딘 수요 회복으로 부진한 상황이고, AI(인공지능) 영향으로 크게 확장된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비해 낮은 실적을 내고 있는 탓이다.


특히 HBM 5세대인 HBM3E 분야에서 SK하이닉스는 12단을 이미 양산 중이지만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여전히 거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주요 고객사향(向) 사업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의 일회성 비용(성과급)과 파운드리 적자 지속, 비우호적인 환율, 재고평가손실 환입 규모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이어질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는 않다. D램 수요의 과반 가량을 차지하는 모바일, PC 등의 수요 둔화 회복세가 아직 보이지 않는 탓이다.


이같은 실적 발표 후 삼성전자 경영진은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냈다. DS 부문을 이끄는 전영현 부회장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 송구하다. 이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끄는 경영진에게 있다"며 "대신 반드시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가전과 TV 및 스마트폰 사업 담당하는 DX 부문 역시 견조한 실적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호조와, 디스플레이 사업은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일부 개선됐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사업부문별 실적과 향후 사업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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