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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 없다" 시중은행 외화 유동성 '든든'


입력 2024.11.20 06:00 수정 2024.11.20 06:0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4대銀 외화 LCR 157.3% '여유'

'널뛰기' 환율 불확실성은 '변수'

외화 자산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의 외화 유동성이 최근 한 해 동안 눈에 띄게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환율이 급등하면서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관련 리스크 점검에 나섰지만, 당장은 관리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널뛰기를 벌이고 있는 환율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지 못하고 앞으로 더 오르게 되면, 은행들로서도 유동성 확보에 난항을 겪을 수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평균 157.3%로 전년 동기 대비 9.4%포인트(p) 높아졌다.


은행들의 외화 LCR이 올랐다는 건 그만큼 외환 위험 발생에 대한 대비 수준이 이전보다 개선됐다는 의미다. 해당 수치는 기준 시점으로부터 향후 1개월 동안 벌어질 수 있는 외화 순유출 규모와 비교해 현금이나 지급준비금, 고(高)신용채권 등 유동성이 높은 외화 자산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은행별로 보면 우선 국민은행의 외화 LCR이 156.7%로 같은 기간 대비 20.2%p나 상승했다. 신한은행 역시 155.2%로, 우리은행은 153.6%로 각각 11.1%p와 6.6%p씩 해당 수치가 높아졌다. 하나은행의 외화 LCR은 다소(0.2%p) 낮아졌지만, 조사 대상 은행들 중에서는 여전히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4대 은행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은행권의 외화 유동성에 새삼 관심이 쏠리는 건 이른바 트럼프발(發) 불안 때문이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면서부터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어서다. 이에 은행권은 미국 대선 이후 외화 조달 계획을 재점검 중이다.


금융당국도 은행 자금 담당 임원들을 불러 리스크를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20일 박충현 은행 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국내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 10곳의 외환·자금 담당 임원을 소집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외화 유동성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 부문 영향과 대응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원·달러 환율이 계속 높아지면 자금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일별 모니터링을 강화해서 진행 중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환율은 미 대선 직전인 지난 5일 1370원대였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직후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내면서 지난 13일 장중 1410원을 넘어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 곡선이 앞으로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1분기까지는 1400원대 환율이 이어지면서 1430원까지 상한선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내년 1월 공식 취임 전까지는 트럼프의 공약이 구체화하기 어려운 데다, 취임 후 한동안은 경제 정책들이 미완성 상태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으로 환율의 불확실성이 극도로 커지긴 했지만, 시중은행들의 유동성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이렇게 달러 가치가 계속 올라가면 은행들로서도 외화 유동성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보수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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