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배들이 수업 다 안듣는데 1학년 신입생이 수업 듣지는 않을 것"
"내년이면 진짜 파국…정부가 과감하게 신입생 모집 중단 결정 내려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집단 휴학 중인 의대 재학생들에 이어 내년도 의대 신입생도 수업을 듣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파국을 막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신입생 모집 정지'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19일 방송인터뷰를 통해 "내년 3월에 (기존 정원보다) 1000명만 늘어나도 교육이 불가능하다"며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모집 정지가 그나마 가장 최선의 수"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이 이어진다고 하면 전공의들도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점점 더 비가역적인 상황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이 사태를 풀어내려면 1∼2년이 아니라 진짜 한 10년 정도 걸릴 수도 있다는 게 저희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이미 수시 원서 접수가 지난 9월부터 시작됐고, 지난 14일 수능시험마저 끝나 본격적인 입시 시즌이 진행 중이지만 박 위원장은 "99% 이상 그 친구들(내년도 신입생)도 수업을 듣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느 과든 2∼4학년 선배들이 다 수업을 안 듣고 있는데 1학년 신입생이 '윤석열 정부의 혜택을 받은 사람이니 수업을 듣겠다' 이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내년이면 진짜 파국이고 사태를 해결하고 싶어도 해결 못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정부가 과감하게 신입생 모집 중단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지난 15일 대표자 총회를 통해 내년에도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결의했다.
의대협은 내년도 신입생도 투쟁에 참여하는지에 대해선 "개별 학생이 협회 방향성을 참고하면 된다"고 했다. 개별 학생들에게 투쟁 참여를 강제하지는 않겠지만 사실상 독려하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일부 대학은 1학년 1학기 휴학은 학칙상 불가능한데, 올해의 경우 정부가 의대 휴학 승인을 대학 자율에 맡기기로 한 이후 예외적으로 1학년 1학기 휴학도 승인한 대학들도 있다.
이어 박 위원장은 모집 정지 외에 '(정부의) 반성과 사과, 책임자 문책 정도만 해결되면 조금 여지가 열린다고 봐도 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엔 "조건을 걸고 행동하는 것에 대해선 언급한 바는 없다. 저희 요구는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에서) 변함이 없는 상태라고 이해해주면 된다"고 답했다.
전공의들은 사태 초반인 지난 2월부터 의대 증원 계획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전면 백지화 등 7대 요구안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박 위원장은 현재 야당 없이 진행 중인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되게 무용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누가 추진을 하느냐에 따라 협의체 방향은 꽤 많이 달라질 수 있는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것에 대한 의지가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월 한 대표와의 비공개 만남 당시 한 대표가 '의료계는 아이 돈트 케어(I don't care·신경쓰지 않는다), 그리고 정부 입장은 잘 모르겠어'라는 표현을 했다며 "당시에도 꽤 충격적이었다. 결국은 정부를 어떻게 설득할지의 문제일 것 같은데 과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