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세탁건조기 2종 국내 공식 출시
삼성·LG가 선도하는 시장, 타겟층은 달라
'종합생활가전 기업' 입지 강화 전략 해석
올인원 로봇청소기 국내 시장을 평정한 로보락이 전반적인 생활 가전 시장의 판도마저 흔들고 있다. 이달 중 최초로 국내에 일체형 세탁건조기 출시를 밝히면서다. 로봇청소기 성공 사례를 생활 가전으로 넓혀 삼성·LG를 바짝 추격하겠다는 의도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로보락은 이달 말 일체형 세탁건조기 2종을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지난 9월 독일 국제가전박람회 IFA에서 공개했던 '제오(Zeo)' 시리즈와 중국 현지에서 판매 중인 초소용 일체형 세탁건조기 'M1 퓨어'다.
해당 제품은 이미 중국 내수에서는 출시한 바가 있는 제품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이같은 출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삼성전자 및 LG전자가 먼저 선보인 제품이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수직으로 쌓아올린 것과 다르게 한 제품으로 두가지 기능을 모두 활용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고, 세탁물을 세탁기에서 꺼내 건조기로 옮겨야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는 점에서 등장과 동시에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제품이다.
특히 열 건조 방식으로 옷감에 손상을 초래했던 기존 제품과 달리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을 적용하면서 건조 과정에서의 섬유 손상 문제도 해결해 혁신 가전으로 평 받아왔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와 LG전자 '트롬 오브제 컬렉션 워시콤보'는 세탁 용량 25kg, 건조 용량 15kg이다. 가격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합친 400~500만원 대를 호가하고 있다.
반면 로보락은 제품 기능은 국내 기업들과 유사하지만 1~2인 소형 가구를 공략해 보다 작은 용량과 낮은 금액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취지다. 제오 시리즈의 경우 세탁 10㎏·건조 6㎏ 용량이다. 금액은 5999위안(한화 약 11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M1 퓨어'는 세탁 1㎏·건조 500g으로 매일 세탁하는 속옷이나 양말, 유아복, 운동복 세탁에 적합하다. 출시가는 3599위안(약 70만원)이지만, 현재 1999위안(약 39만원)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
제오 시리즈와 M시리즈 모두 세탁량과 세탁 프로그램에 따라 세제량을 자동 조절·투입한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옷감 관리 기능을 넣었다. 또한 용량이 작은 대신 세탁과 건조를 마치는 시간은 더욱 단축됐다.
로보락의 세탁건조기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국과 중국 가전 업체 간 경쟁 구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로봇청소기의 경우 로보락이 '프리미엄' 입지를 강화하며 시장을 선점했으나, 세탁건조기의 경우 후발주자인 만큼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함께 앞세우며 점유율을 높일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용량 자체에서 국내 제품들과 차이가 있는 만큼 타겟 소비자층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형보다는 국내 위닉스, 미닉스 등의 중견 업체들과의 경쟁이 먼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로보락은 지난 18일 신제품 로봇청소기 '로보락 큐레보 커브'를 출시했다. 업계 최초로 섀시 리프트 시스템을 장착해 본체를 최대 10mm 들어 올리고, 바퀴를 개별 제어해 다양한 바닥과 장애물에서도 청소가 가능한 제품이다.
특히, 전방 휠이 최대 4cm까지 상승해 이중 문턱은 최대 4cm, 표준 문턱은 3cm 높이까지 손쉽게 넘을 수 있어 복잡한 실내환경에서도 청소가 가능하다. 삼성 및 LG 제품이 대략 1.5~2㎝ 높이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앞서나가는 성능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보락이 국내에서 청소기 외 기타 생활가전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최초"라며 "타겟 소비자가 다른 만큼 당장 삼성과 LG를 위협할만한 수준은 아니겠지만, '종합생활가전 기업' 입지를 다진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향후 국내 기업에 위협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