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권 조사관리관도 최근 사의 표명
‘4대 은행 LTV 담합’ 심의 끝으로 사의
공정위 심결 발전…풍부한 사건 부서 경험
1급 2곳 공석…내부 인사 ‘지지부진’ 우려
고병희(59)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이 정년 10개월을 남기고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결정했다.
21일 공정위 등에 따르면 고 상임위원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부동산 담보인정비율(LTV) 정보 교환 담합 사건을 심의를 끝으로 오는 29일 공정위를 떠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 상임위원은 지난 2022년 9월 28일 공정위 상임위원에 임명된 후 약 2년 2개월간 자리를 지켰다. 그는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해 카르텔조사국장, 유통정책관, 시장구조개선정책관 등을 지냈다.
고 상임위원은 카르텔조사국장을 맡으며 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6개 제강사의 철근 시장 담합 행위를 적발해 과징금 총 1194억원을 부과하며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유통정책관 시절에는 편의점 근거리 출점 자제 자율규약안 마련, 가맹·유통 시장의 불공정 관행 개선에 이바지했다,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을 역임하면서는 경쟁제한적 규제의 폐지·개선, 기업결합 관련 규제 완화 등을 추진했다.
고 상임위원은 큰 실책 없이 업무를 무난히 수행해왔다는 공정위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으며 공정위 심결 발전과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 확립에 이바지해 왔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른바 ‘물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후배를 위한 고 상임위원의 용퇴는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순미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장, 신동열 공정위 경쟁정책국장, 전성복 기획조정관, 황원철 카르텔조사국장 등이 고 상임위원 후임으로 거론된다.
한편 현재 공정위에서 심결을 담당하는 위원은 한기정 공정위원장, 조홍선 부위원장, 고병희·김정기·유성욱 상임위원, 김문성·신영수·오규성·조성진 비상임위원 등 9명이다.
상임위원은 위원장·부위원장 및 다른 상임·비상임 위원과 함께 공정위가 조사한 사건의 제재 여부와 수준을 심의·의결한다.
육성권 조사관리관 용퇴…후배들 위한 결정
육성권(57) 공정위 조사관리관도 최근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지며 공무원 사회에서 작은 화제가 되고 있다.
육 조사관리관은 지난 1995년 행정고시 39회에 합격한 뒤 대변인, 기업거래정책국장, 기업집단국장, 시장감시국장 등을 지냈다.
시장감시국장 재직 당시 통신 3사의 5G 표시광고법 위반행위를 제재하는 등 표시광고·전자상거래 등 분야에서 공정한 시장 경쟁을 회복하는 데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장구조개선정책관으로서 독과점 시장의 구조 개선 정책 수립을 주도했으며, 기업집단국장 당시 단체급식, 정보기술(IT) 서비스 등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대기업집단의 자율적인 일감 개방을 유도하는 데 힘쓰기도 했다.
기업집단국장 시절에는 삼성웰스토리 및 하림의 ‘계열사 부당지원행위’ 제재 등 공정위 주요 사건들을 처리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는 사무처장을 맡아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 등 공정위 정책 전반을 지휘하기도 했다.
앞서 육 조사관리관은 지난 6월 법학 전문성 및 풍부한 사건 부서 근무 경험 등을 바탕으로 조사관리관에 임명됐다. 그는 내달 중순께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비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년이 2년여 남았으나 용퇴 결정은 후배들을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사 적체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급 자리가 2곳이 비면서 공정위 내부 인사 속도가 지지부진할지 빠르게 진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