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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식 투자 역대 최대…증권사, 서학개미 확보 ‘사활’


입력 2024.11.21 16:16 수정 2024.11.21 16:27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보관액 1500억 달러…전년比 44% 급증

이벤트·대회에 신규 서비스로 경쟁 활발

시장 점유율 내년 증권사 실적 최대 변수

올해 개인투자자의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급감한 반면 해외주식 투자 규모 역대 최대 수준에 달하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증시 대비 국내 증시 부진 지속으로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에 달하고 있다. 이에 증권사의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 비중도 해외주식으로 이동하며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모객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한국투자·키움·메리츠·KB·유진투자·교보·현대차·iM·LS·토스·카카오페이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한 달(10월21~11월21일) 내 해외주식 관련 이벤트나 대회를 개최하고 신규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또 세미나와 강연회를 통해 신규고객 유입 경로를 확보하거나 해외주식 관련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며 진입 장벽을 낮추고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 곳도 있었다.


국내주식 시장에서 개인 수급 이탈이 활발한 것과 달리 해외주식이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해외증권 보관금액 1500억6045만 달러로 작년 말(1041억8835만 달러)과 비교해 44.02%(458억7210만 달러)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의 올해(1월1일~11월20일) 국내증시 거래대금은 1830조8516억원으로 지난해 거래대금 6542조8087억원과 비교해 3분의 1 토막이 났다.


우선 키움·KB·유진투자증권 등은 신규 또는 입고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 할인과 지원금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iM증권은 미국 주식 실전 투자대회를 열며 신규계좌 개설 고객에도 참여 기회를 부여했다.


메리츠·교보·LS증권 등은 세미나 혹은 강연회를 열었다. 이들은 수강생을 대상으로 계좌를 개설하거나 실전 매매를 할 경우, 협의 수수료를 적용하거나 고가의 경품 추첨 기회를 부여하기도 했다.


대형사와 해외주식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서비스 강화를 통해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고객이 원하는 목표환율에 실시간 매수·매도환율이 도달한 경우 자동으로 환전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부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해외주식 양도세 절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상되는 양도세 금액을 산출하고 평가 손실 보유종목 매도 등 양도세 절세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해 제시함으로써 절세 계획의 편의성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다.


현대차증권은 이달 초부터 글로벌 통합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주식 주문 전 해당 시장 거래 통화 환전없이 원화와 외화 환전 가능 금액 및 매도 결제 예정 금액을 매수 증거금으로 사용해 주식 거래를 가능하게 해준다.


토스증권은 최근 미수 거래 서비스를 시작하며 해외 주식의 최소 증거금률은 50% 수준으로 뒀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고 난 뒤 2영업일 뒤인 실제 결제일(T+2일) 안에 결제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 거래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해외주식 입출고와 관리 프로세스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해 첨단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홍콩의 한 기업과 협력 강화에 나섰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업계는 해외주식 경쟁력 강화와 투자자 유치에 보다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브로커리지 부문 수수료 수익이 줄고 있는 가운데 해외주식 부문 성과에 따라 실적 차별화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익 창출 구조를 살펴보면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율 평균은 1.5bp(1bp=0.01%포인트)인데 비해 해외주식의 경우 6~8bp로 높고 환차익 수수료까지 수취해 리테일 부문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현재 증권사의 해외주식거래 점유율은 살펴보면 상위권에 대형사가 이름을 올려두고 있는 반면 중소형사들은 뒤쳐진 수준이다. 중소형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주식 점유율까지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금융감독원과 대신증권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증권사의 해외주식거래 점유율은 키움증권(21%), 토스증권(15%), 미래에셋·삼성증권(14%), 한국투자증권(13%) 순이다. 메리츠·하나·유안타·유진·교보·한화·LS·iM·SK증권 등은 1%가 채 되지 못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커버리지 합산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올해 대비 9.6% 감소한 4조9200억원으로 전망한다”며 “거래대금은 올해 연평균 수준인 18조6000억원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관건은 해외주식 거래대금으로 내년 실적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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