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란 美정부, 심각한 우려 표출 및 NCG 순연
NYT "한미동맹 수십 년 만에 최대 시험에 직면"
계엄령 해제 여파 여전…"트럼프에 불신감 심어줘"
윤석열 대통령의 예고 없는 비상 계엄 선언으로 미국 정부가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미관계가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에 휩싸이면서 한미동맹의 안보 공조가 흔들릴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은 윤석열 정부가 핵심 성과로 강조해 온 한미 핵협의그룹(NCG) 일정을 순연시켰다. 국방부는 "제4차 NCG 회의 및 제1차 NCG TTX'가 순연됐다"며 "한미는 적절한 시기에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NCG는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워싱턴 선언에 따라 출범한 협력체다. NCG 4차 회의는 지난 10월 30일(현지시각) 한미 국방장관 간 연례 협의체인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개최를 계기로 확정됐다. 이번 일정은 조 바이든 행정부 임기 내 마지막 NCG 회의이기도 하다.
NCG 회의 순연에는 우리 정부를 향한 언짢음이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리카 앙골라 방문 중 한국의 계엄령 사태를 보고 받는 등 예고 없던 계엄령에 백악관은 어안이 벙벙한 듯한 모습이다.
백악관은 계엄 선포와 관련한 한국 기자들의 질의에 "미국은 이 발표(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통지 받지 못했다"며 "우리는 한국에서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상황 전개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한국의 관계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계엄령 선포로 한미 동맹이 수십 년 만에 최대 시험에 직면했다"며 "민주주의 대 독재를 외교 정책 기본 틀로 삼아온 바이든 대통령은 위기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도했다.
계엄령은 해제 됐지만 외교에 미친 부정적인 파장은 쉽게 잠잠해지지 않을 전망이다. 새롭게 들어서는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박진기 세종대학교 대우교수는 "앞뒤 안 가리고 저지른 이번 사태는 현 바이든 행정부, 차기 트럼프 행정부 모두에게 심각한 불신감을 심어줬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에게 북한 문제 해결에서 한국을 패싱할 수 있는 명분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가 싫어하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을 이야기하지를 않나 명분도 시기도 안 맞는 계엄을 선포하지 않나, 대외적 대내적 감각이 없다고 봐도 지나치질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 계엄 사태와 연계된 외교안보국방 분야 관계자 전원의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