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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초유' 감액 예산안, 야당 주도 본회의 일방 통과


입력 2024.12.10 17:54 수정 2024.12.10 18:04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내년도 예산안, 찬성 183·반대 94·기권 1명 '가결'

기존 677조에서 '4.1조 삭감' 된 673조 규모 의결

대통령비서실·수사기관 예비비·특활비 전액 삭감

정부·여당 '3조1000억' 증액안 요구에 野 '불수용'

2025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78인, 찬성 183인, 반대 94인, 기권 1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뉴시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단독 처리된 4조1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감액 예산안(673.3조원)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야당 단독 감액 예산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은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국회는 10일 오후 본회의에서 정부 예비비 2조4000억원을 포함해 대통령비서실·검찰·감사원·경찰청 등 권력기관의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등을 전액 삭감한 내년도 예산안을 재석 278명 중 183명의 찬성으로 의결했다. 반대는 94명, 기권은 1명이다.


삭감된 예산안은 구체적으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의 특수활동비(82억5100만원) △검찰 특정업무경비(506억9100만원)·특활비(80억900만원) △감사원 특경비(45억원)·특활비(15억원) △경찰 특활비(31억6000만원) 등이 전액 삭감됐다


민주당 소속 박정 예결위원장은 표결 전 단상에 올라 "예결위는 헌법이 정한 법정기한내 예산심의를 마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정부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감액 부분에 대해서만 의결하게 됐다"며 "오늘 헌정사상 처음으로 통과시키려는 감액안에 아쉬움과 미련은 남지만, 우리가 가지 않을 수 없는 운명처럼 패여있는 길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지난달 29일 국회 예결위에서 677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중 4조1000억원을 감액한 673조원 규모의 감액 예산안을 단독 통과시켰다.


이에 기획재정부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직전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막판 협상을 펼쳤으나 결국 불발됐다. 기재부와 여당은 민주당에 민주당의 감액 예산안 중 3조4000억원의 복원을 요청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제안한 대안은 △예비비 1조5000억원 △사회적 약자 지원 및 인공지능(AI) 등 경제 활성화 예산 1조5000억원 △민생치안 수사 관련 경비 500억원 △대왕고래유전개발 등의 예산 500억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예산 3000억원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정부·여당이 증액을 제안한) 3조4000억원에는 여당이 증액하고자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라며 "지역화폐는 정부에서 4000억원 정도밖에 증액을 제안하지 않았다"고 불수용 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민주당이 단독 삭감한 감액 예산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최종 의결됐다.


반면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국민 혈세로 편성한 677조원 예산을 이재명 대표의 개인 예산 마냥 정쟁의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며 "향후 감액 예산안 단독 처리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점은 전적으로 민주당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2일 여야 원내대표를 불러 예산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약 일주일 가량 의견 수렴 또는 협상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 사태와 이로 인한 탄핵 정국으로 여야는 제대로 된 협상을 실시하지 못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모두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오늘 민주당은 예산안 처리를 끝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박찬대 원내대표는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증액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향후 추가경정 등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액이 필요하다면 내년에 정치적 변화가 있은 뒤에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반영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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