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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내로남불…이재명 '체포안 색출' 잊은듯 여당 '탄핵표 색출' 힐난


입력 2024.12.18 05:40 수정 2024.12.18 05:40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李 '체포안 가결파' 尹 '탄핵 찬성파' 색출 오버랩

민주당 "與 탄핵 표결 밝혀라? 공산당이냐" 비난

野도 작년 체포안 가결 사태 '배신자 색출' 논란

"여야 모두 다 내로남불…민주주의 의식 가벼워"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4일 오후 국회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사태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찬성표를 던진 이들에 대한 색출 움직임이 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꼴사나운 내부 분열" "공산당이냐"고 맹비난했다.


다만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이후 당 지도부 차원에서 가결표를 던진 이들을 '해당행위'로 규정하고 '친일파'에 비유해 색출하려고 했던 비슷한 과거가 있다. 내로남불이라는 냉소가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최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씨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지만, 국민의힘의 꼴사나운 내부 분열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심지어 탄핵에 찬성한 의원을 향해 '쥐새끼' '세작' 등 원초적 비난을 쏟아내는 것도 모자라 의원들에게 표결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라는 요구까지 했다니 공산당이냐"라면서 "두 번째 탄핵을 당하고도 조금의 반성도, 변화와 쇄신을 위한 노력도 없이 권력 다툼과 편 가르기에 몰두하고 있는 국민의힘의 행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권에 따르면 국회 탄핵안 표결 직후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12명의 의원들에 "나가라"는 비난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 전략기획사무부총장도 라디오에서 "탄핵안 통과 후 열린 의원총회는 거의 인민재판 수준이었다"며 "한 사람 한 사람 다 일어나서 찬성표를 찍었는지 반대표를 찍었는지 고백하라(고 했다)"고 분개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통과됐을 때 개딸들이 광분해 색출하자는 모습과 무엇이 다르냐"며 "이런 개딸전체주의와 같은 모습이 나타나선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 등이 지난해 9월 21일 오전 국회 앞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부결을 촉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 전 부총장 말대로 이같은 '가결파 색출' 움직임은 민주당 내에서도 불거진 바 있다. 국회는 지난해 9월 21일 검찰이 이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백현동 개발비리 혐의 등에 대해 영장을 청구해 실시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민주당 내 최소 29명의 이탈표가 나와 가결됐다.


이 대표가 표결 직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실상 부결을 호소했음에도 체포동의안이 결국 가결된 것이다. 이후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소위 찬성표를 던진 이들을 '내부의 적'으로 명명하고 이들을 '해당행위'로 규정해 색출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수석최고위원이던 정청래 의원은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정적제거, 야당탄압의 공작에 놀아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해당행위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같은 당 국회의원들이 자기 당대표를 팔아먹었다"며 "배신과 협잡의 구태정치다.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임져야 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당시 최고위원이던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배신과 협잡, 구태정치에 수많은 당원과 국민이 분노한다"며 "익명에 숨는다고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다.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임져야 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서슬퍼런 경고장을 날렸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들도 "체포안에 찬성한 의원들의 정치생명을 끊어 버리겠다"고 위협하며 자체 '살생부'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이러니까 윤석열 대통령 입에서 전체주의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여야가 각자 민주주의를 부르짖지만, 양측 모두 '내로남불'이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다만 사태의 경중으로 따져보면 과거 이 대표 체포안 가결에 대한 찬성파 색출 논란보다 윤 대통령 관련 사태가 더욱 무거운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이나 야당 모두 내로남불에다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이 뿌리 깊게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경중을 따지자면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탄핵안 가결 사태가 더욱 무겁다"며 "이 대표 체포안 가결 사태는 민주당 지지층 관심에 국한됐지만, 이번 계엄사태와 탄핵은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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