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장 결론 못 내린 국민의힘…배경엔 '눈치싸움'?

중진 후보군 놓고 이견 지속

與 선수별로 의견 모으기로

의원들 사이 셈법도 복잡

'도로 친윤당' 우려에 고심도 ↑

국민의힘 의원총회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위기의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 인선 문제와 관련해 18일 의원총회에서도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일단 의원 선수별로 의견을 모아 후보 추천을 받기로 했다. 이처럼 비대위원장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것을 놓고 의원들 간 셈법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후 취재진과 만나 "초선·재선·3선 여기서 의견을 수렴해서 비대위원장에 적합한 사람을 추천받기로 했다"며 "선수별로 의견을 모으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당 내부에서는 권 대행과 별개로 비대위원장을 따로 뽑는다는 이른바 '투톱 체제'에 보다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의총에 앞서 열린 중진회의에서도 중진 다수가 '원톱 체제(권 대행이 비대위원장을 겸임)'보다 '투톱 체제'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고 권 대행의 '원톱 방안'이 완전히 폐기된 것도 아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원톱 체제는 선택지에서 지워진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것도 살아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의총에서는 '경험 많은 당내 인사' 특히 원내 인사 중 1명을 새 비대위원장으로 뽑는다는 큰 틀은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총 결과에 대해 "원내에서 해야 한다는 건 의견이 모인 것 같다. 누가 해야 할 것이냐는 1~2명이 거론됐지만 협의는 아직 안 됐다"며 "추천위원회를 구성해서 선수별로 의견을 듣고 원내대표에게 얘기하자는 정도"라고 밝혔다.

다만 여당 비대위원장의 인선이 늦어지면서 당 상황 수습책 마련도 늦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비판에도 비대위원장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것에는 당 내부 '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 탓이다.

현재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는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 등 다선 의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또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이 겸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외로 범위를 넓히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김무성 전 대표 등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다만 이들 모두 권 대행의 겸직 여부를 두고 의견을 달리하고 있고, 비대위원장직을 둘러싼 각자의 셈법이 존재하는 만큼 의견이 쉽사리 모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거론되는 인물들이 각자 하고 싶어하는 분도 있고 해법도 다르다 보니 논의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탄핵 반대의 선봉장에 섰던 '친윤 중진의원'을 중심으로 비대위원장 후보자가 좁혀지면서 우려의 시각도 높아진 점이 논의를 늦추고 있는 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반성과 쇄신의 모습도 보여야 하는데, '친윤 투톱'으로 민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탓이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탄핵에 반대한 중진의원 중 한 명을 비대위원장으로 앉히면 당이 속된 말로 골로 간다"며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내란을 당론으로 반대한 것에 국민의힘 전원이 꿇어앉아서 반성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