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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유동성 이상 없다지만…언제 닥칠지 모를 '고환율 리스크'


입력 2024.12.25 06:00 수정 2024.12.25 06:00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외화 LCR 충분한 수준이지만

원화 약세에 달러 유출 우려↑

외화 이미지. ⓒ연합뉴스

1450원대를 넘어서는 환율이 지속되면서 은행권의 외화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관련 지표가 규제를 웃돌면서 국내 은행들의 관리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달러 이탈이 가속화하는 등 위기가 여전히 잠재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평균 161.8%로 전년 동월 대비 10.9%포인트(p) 올랐다.


외화 LCR 비율이란 은행이 순외화 유출에 대비해 쌓아둬야 하는 자산의 비율이다.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확충함으로써 유동성 악화 상황에서도 당국의 지원 없이 30일 간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금융당국은 현재 은행이 80% 이상 외화 LCR를 갖출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만약 30일 동안 은행의 순유출 외화액을 10억 달러로 가정하면 8억 달러 이상은 갖고 있어야 한다는 거다. 이 비율로 보면 당장은 은행 유동성에는 시급한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환율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외화예금이 빠져나가는 등 외화 LCR은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환율은 1450원대를 넘나들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탄핵 정국에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는 여전하단 얘기다.


이번 계엄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고환율로 인한 건전성 우려는 제기됐었다. 일각에서는 연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수준을 유지하면 금융사 LCR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었다. 향후 원화값 추락 여부에 따라 LCR도 급락할 수 있어서다.


금융권에서는 대외리스크와 더불어 정치적 불안정성까지 겹치면서 원화 약세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달러 이탈이 가속화할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어 긴장을 놓을 수 없다는 거다.


한국은행의 2024년 제22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금융기관의 외화 LCR 비율이나 국제결제은행 자본비율이 양호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환율 상승 시 위험가중자산 매각, 대출 축소 등 자금 조달과 운용 행태를 바꾸면서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외화 여신을 더 까다롭게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외화자금 이탈을 방지하겠단 거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환율 움직임에 따른 외화자금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LCR로써는 리스크 대응에 지장이 없는 상황이지만, 추가 위험을 고려해 보수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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