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아돌프 히틀러의 가장 가까운 심복이었던 나치의 선전장관 파울 요제프 괴벨스의 유명한 어록 중 하나이다.
괴벨스는 극단적인 반유대주의를 설파하며 홀로코스트 등 나치의 여러 악행에 앞장선 인물이자 그의 행적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그가 사용한 선전·선동 방식은 전후 세계의 정치와 언론에 큰 영향을 주었기에 프로파간다의 제왕으로 칭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찌라시 언론에서 아무리 클릭 장사를 하는 처지라 할지라도 2024년을 살고 있는 국민을 대상으로 제2차 세계대전 때나 쓰이던 반지성적, 대중주의적 저급한 선동기사를 양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대체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올해 초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 2회 부산지역 12곳 골프장을 대상으로 농약 잔류량을 검사한 결과, 토양과 수질 총 208건 시료 중 잔류농약이 185건이 검출되었다며 특정 골프장의 이름까지 언급해가면서 농약으로 인해 시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특히 골프장 검사시료 중 25건에서 ‘이프로디온’이 검출되었으며 EU(유럽연합)에서는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여 사용이 금지된 농약이고 유독·발암성·생물농축 등의 위험이 있다고 보도하였다.
하지만 미국, 호주, 남아공은 제품설명서에 발암 의심이라 기재하고 사용 중이며 일본, 대만, 중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는 별도의 규제가 없이 통용되고 있다. EU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잔디밭뿐만 아니라 과수, 채소류 등 다양한 농작물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이프로디온은 농약관리법에 의거 다양한 독성 및 잔류검사를 통과하여 47가지 농작물에 등록되어 사용 중이며, 독성분류 상 독성이 가장 낮은 저독성 농약에 해당되며 어독성도 가장 낮은 3급에 해당하고 골프장에서 합법적으로 사용 중인 농약이다.
또 최근에는 강원지역 골프장들에서 농약이 검출되었다고 보도가 되었는데 검출된 농약은 모두 국내 농약관리법에 따라 잔디 관리용으로 등록된 약제이며, 그 사용량과 검출량은 극미량으로 국내 환경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는 수준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농약이 단지 골프장에서 검출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골프장에서 농약잔류량 ‘풀풀’’과 같은 자극적인 표현 등으로 골프장이 농약으로 오염된 것처럼 왜곡, 과장 보도하는 것은 국민들을 기만하고 농락하는 행위이다.
강원도 골프장에서 검출된 농약은 테부코나졸과 티플루자마이드, 아족시스트로빈, 플루톨라닐 등으로 모두 잔디용으로 등록된 저독성 약제이며, 이는 잔디 병충해를 예방 및 방제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제이다.
또한, 강원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 검출 결과는 기준 초과가 아닌 존재 여부만을 확인한 수준이며, 검출된 약제 중 테부코나졸의 경우 채소류(상추, 시금치 등)의 잔류허용기준(ppm)은 0.2~0.3 ppm인 반면, 잔디류의 잔류허용기준 0.01 ppm으로 이는 잔디류에서의 기준이 채소류보다 20~30배 엄격하게 설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골프장 잔디관리 시 농약 사용은 필수적이며, 검출량이 미미한 수준이라면 환경과 건강에 실질적인 피해를 초래하지 않는다. 검출 사실 자체만으로 위험성을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
또한, 골프장의 농약 사용 및 잔류량 검사는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토양(그린·페어웨이)과 수질(유출구·연못)에서 27개 항목을 조사하며, 이는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조사 결과는 국립환경과학원의 ‘토양지하수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고독성 농약은 2007년 이후 골프장에서 단 한 건도 검출되지 않고 있으며, 검출된 약제는 모두 독성이 가장 낮은 저독성 약제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론에 나왔다고 하면 보이는 그대로 비판적 수용 없이 믿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반지성주의에 뿌리를 둔 이러한 저질 선동 기사는 대중들 사이에서 빨리 퍼져나가 큰 문제를 야기한다.
대표적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고 자면 사망한다는 괴담은 1920년대부터 상대적으로 최근인 2000년대까지 이어져 왔는데 이는 주류 언론에서도 이것을 사실인 양 보도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1970-1980년대까지도 여름이면 의문의 변사사건의 원인으로 경찰이 선풍기를 지목하기도 하고, 이를 권위 있는 중앙 일간지 등에서 선풍기 변사사건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1980년대 후반에 와서야 이런 보도가 사라졌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수없이 경험했다. 미국산 소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겠다던 어느 여자 연예인의 말로 대표되는 광우병 선동, 전자파 튀김 성주참외 사드 선동, 후쿠시마 핵폐수 선동 등 결국 그 선동의 피해는 농민, 어민, 수산업 종사자, 결국 전 국민이 피해를 보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처럼 대중, 특히 비전문가들은 지성적인 토론과 교류를 통한 합리적 선택보다는 선동과 날조에 따른 감정적인 선택을 좋아하며 그 선택은 누군가에게 치명타를 입힌다.
결국 찌라시 언론의 저질 가짜뉴스 선동은 쉽게 휩쓸려가는 대중들이 있기 때문에 끝없이 반복되는 것이다. 우리 모두 그 어떤 정보일지라도 습득하기 전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자세를 가진다면 유사언론의 가짜뉴스 선동질은 더 이상 쉽게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논어 17장(양화) 제8절에 나온 말을 깊게 새겨보길 권한다.
“그저 믿기만 좋아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남을 해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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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희종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홍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