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착륙 사고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은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 가운데 조류충돌 비율이 가장 높은 공항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류충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설비는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30일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한국공항공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무안공항의 조류충돌 발생 건수는 2019년부터 올 8월까지 총 10건이었다.
해당 기간 무안공항을 오간 항공기는 총 1만1004편으로 조류충돌 발생률은 0.09%로 추산된다. 비행기 1만편이 오가는 동안 조류충돌이 9번 발생한 셈이다.
이는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조류충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설비나 장비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공항에는 조류탐지 레이더를 갖춘 곳이 없다.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14개 공항 가운데 열화상 탐지기가 설치된 곳은 김포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 등 3곳이다.
무안공항에는 관련 장비가 모두 없었다. 조류충돌예방위원회가 마련돼 있지만, 이마저도 제 역할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일각에선 경험 부족이 사고를 키웠다는 의견도 있다. 관련 시스템이나 제반 여건을 촘촘하게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국제선 운항을 무리하게 개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무안공항은 2007년 개항 이후 지난달까지 국제선 정규 노선을 운영해본 경험이 사실상 전무하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무안-방콕 노선은 이달 8일 운항을 시작한 신규 노선으로 무안공항이 17년 만에 운영하는 첫 국제선 정기 노선이다.
무안공항은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국제선 정기 노선이 재취항해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등 5개 노선이 운항을 시작했다.
현재 무안공항은 사고가 난 태국 방콕 노선을 비롯해 일본 나가사키, 대만 타이베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 9개국 18개 국제선이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