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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에 ‘웃는’ K-바이오…약가 인하 정책에 시밀러 ‘호재’


입력 2025.01.06 14:13 수정 2025.01.06 14:13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등 FDA 승인 앞둔 국내 시밀러

“강제성 띠는 트럼프 약가 인하 정책 긍정적으로 작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린 '아메리카페스트'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이 오는 20일로 다가오면서 국내 제약 바이오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및 약가 인하 정책이 가시화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 바이오 업계에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6일 제약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국내 기업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바이오 시밀러에 강점을 보이는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에게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1기 집권 때부터 꾸준히 약가 인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형 제약 회사들이 다른 국가에선 약가를 낮게 책정하는 반면 미국에서는 높은 가격으로 부당하게 이윤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트럼프 1기 행정부는 행정 명령을 통해 제약 기업들이 공급하는 제품 가격이 OECD 국가 중 미국에 가장 저렴한 수준으로 공급돼야 한다는 정책을 추진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약가 인하 대상 의약품을 특정 하는 것이 아닌 바이오 시밀러나 제네릭 의약품 촉진을 통해 전반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2기 행정부에서도 약가 인하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국내 바이오 시밀러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에서는 바이오 시밀러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수혜가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FDA로부터 ‘다잘렉스’의 바이오 시밀러 ‘CT-P44’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위한 임상 시험 계획서(IND) 승인을 받았다.


지난달 18일에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 시밀러 ‘스테키마’가 미국 FDA 허가를 획득했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스테키마의 품목 허가를 받으며, 남은 상업화 절차를 마치고 빠르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또한 지난해 5월 미국 FDA로부터 ‘아일리아’의 바이오 시밀러 ‘오퓨비즈’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새해에는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와 암 환자 골 합병증 예방제 ‘엑스지바’ 바이오 시밀러의 FDA 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그 밖에도 올해 국내 제약 바이오 분야에서 미국 FDA 허가를 앞두고 있는 품목은 6개에 달한다. HK이노엔의 위식도 역류 질환 치료제 ‘케이캡’과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 등이 그것이다.


김혁중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북미유럽팀 부연구위원은 “약가를 낮추기 위한 정책들이 강제성을 띠고 있어 실제 추진 가능성은 미지수지만 전반적인 바이오 시밀러,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강화돼 해당 분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중국 견제 기조를 이어가며, 모든 필수 의약품 생산을 ‘자국화’하겠다고 강조하는 트럼프의 정책도 국내 기업에게 우호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


미국의 국가 보건 지출 데이터(NHE)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의 보건 지출액은 4조500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GDP 17.3%에 해당하는 규모로, WHO 글로벌 보건 지출 조사 대상 192개 국가 중 1위에 해당한다.


약물 관련 조달 시장 규모도 압도적이다. USA 스팬딩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약물 관련 조달 시장 규모는 2022년부터 2024년 12월까지 776억달러에 달한다. 이 중 외국계 기업의 계약 규모는 약 10% 수준으로, 해당 계약 중 4분의 1만이 미국 내에서 제조됐다.


의약품 생산의 자국화가 지속 추진될 경우 미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에게 기회로 돌아올 수 있지만, 한국 기업의 경우 아직 조달 시장 참여는 미비한 상황이다.


김혁중 연구위원은 “셀트리온 USA, SK라이프사이언스가 미국 정부와 계약한 건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 기업이 조달 시장에서 계약자로 활발하게 참여한다고 보긴 어렵다”며 “미국 내 고객사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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