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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성당 (나주순교자기념성당, 순교사적지)[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㉑]


입력 2025.01.08 15:35 수정 2025.01.08 15:36        데스크 (desk@dailian.co.kr)

홍덕희 사진작가가 선보이는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들

나주시 향토문화유산 제56호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이 바람 따라 꽃비가 되어 흩날리던 때였다. 영산강가에 유채꽃의 노랑 물결이 넘실대던 날, 영산강 나룻배도 타고, 주변을 관광하다 한옥 고택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이른 아침에 나주성당을 찾았다.

성당 앞모습 ⓒ

연분홍 벚꽃으로 둘러싸인 아이보리빛 성당은 부드러운 아침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벚꽃 사이에서 아기 예수님을 안고 계신 묵주기도의 성모상도 눈에 들어온다.


성모자상 ⓒ

때는 예수님의 수난을 기억하는 성주간이었다. 우리 일행은 성당 주변으로 조성된 십자가의 길을 따라 기도를 바치며 언덕을 올랐다. 바람이 불 때마다 우수수 꽃비가 날리는 십자가의 길 풍경은 우리가 바치는 기도만큼 아름다웠다.


성당 종 ⓒ

길을 따라 오르면 순교자 묘가 있고, 언덕 위에는 현 하롤드 대주교기념관이 있다. 초대 본당 신부였던 현 하롤드 대주교는 한국에 레지오마리애를 처음 도입하셨고, 광주교구장 및 초대 제주 교구장을 역임하셨다.


현 하롤드 대주교기념관 ⓒ

십자가의 길을 마치고 순교자기념경당에 들어갔다. 이 경당은 네 분의 순교자를 현양하는 곳으로 2004년 5월에 봉헌되었다.


순교자기념경당 입구 ⓒ

경당 내부는 어둠의 공간(수난, 고통)과 빛의 공간(부활, 생명)으로 되어있으며, 경당 외부는 예수님의 빈 무덤을 형상화하였다고 한다. 경당에 들어가 신앙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순교를 마다하지 않았던 순교자들의 용기와 신앙을 기억하며 기도하였다.


순교자기념경당 내부 ⓒ

성당 내부를 보고 싶었지만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성당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가 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또 까리따스수녀회 한국 첫 본원이 그곳에 있었지만 역시 관람하지 못해 아쉬움을 더 했다.


벚나무 사이로 보이는 나주성당 ⓒ

나주성당은 광주대교구 소속으로 나주순교자기념성당으로도 불리며, 1935년 골롬반 외방전교회가 건립한 성당이다. 89년의 역사를 간직한 성당은 큰 나무숲으로 우거져 있다. 이곳은 천주교 박해시대에 나주에서 순교한 네 사람의 위대한 신앙을 기리는 경당이다. 1839년 기해박해 때 이춘화(베드로)는 고문을 받고 읍내 감옥에서 33세에 순교하였고, 병인대박해 기간 중인 1872년에 강영원(바오로), 유치성(안드레아)은 나주 무학당(조선군 군사 훈련장) 앞에서 석침과 백지사형으로 순교하였고, 유문보(바오로)는 중병에 걸려 옥사하였다. 이들은 모두 선대부터 신앙을 지켜온 사람들로 신심이 매우 깊었다고 한다. 그들은 혹독한 형벌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신앙을 지켰다. 2004년 5월 5일 설립 7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으로 나주순교자기념경당 건립과 초대 본당 신부였던 고 현 하롤드 대주교의 기념관 그리고 까리따스 수녀회의 한국 첫 본원의 복원작업이 이루어졌다. 나주성당은 2022년 6월 29일 나주시 향토문화유산 제56호로 지정되었다.


주소 : 전라남도 나주시 박정길 3

전화 : 061-334-2123

주변 가 볼 만한 곳 : 전남산림자원연구소, 불회사, 영산포 등대, 죽전 골목, 영산나루 카페, 나주곰탕, 홍어 거리


홍덕희 작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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