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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4분기, D램 하락에 HBM 납품 지연 '이중고'


입력 2025.01.08 10:43 수정 2025.01.08 10:44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8일 잠정 실적, 삼성 전사 매출 75조·영업익 6조5000억원

시장 전망치 하회하는 수치, DS 부문은 3조원 안팎 추정

12나노급 32Gb(기가 비트) DDR5 D램ⓒ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 6조원 대의 영업익을 올리면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직전 3분기 삼성전자는 매출 79조1000억원, 영업익 9조1800억원을 기록했으나 4분기에는 더욱 하락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여전히 업황 개선이 더딘 반도체 부문 실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8일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4분기 매출이 75조원, 영업익의 경우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업황이 바닥을 찍었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65%, 영업이익은 130.50% 증가했다. 다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5.18%, 영업익은 29.2%가 감소했다.


반도체 업황이 크게 둔화됐던 전년도와 비교해선 크게 상승한 수치이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하락세가 뚜렷하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삼성 4분기 실적 예상치를 지속적으로 낮춰왔는데도 그보다도 낮은 성적이다.


업계는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4분기 영업익이 약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점차 10조원, 8조원, 7조원 상당까지 내려왔다. 그럼에도 실제론 이마저도 미치지 못한 6조5000억원 수준의 영업익을 기록한 것이다.


반도체 부문의 업황 회복이 더딘 결과로 풀이된다. 잠정실적에서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지만, 통상 전사 실적에서 반도체가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사업 담당 DS 부문의 영업익은 약 3~4조원대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직전 3분기 DS 부문의 영업익이 전사에서 40%를 밑도는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예상보다 낮은 3조원 안팎이 될 가능성도 있다. 메모리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로 인해 지속적인 가격 하락이 이어진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작년 12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35달러로 7월(2.1달러)와 비교하면 35.7% 급락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1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3.48% 내린 2.08달러였다.


비메모리의 경우 파운드리 팹 가동률 하락과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2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울러 HBM(고대역폭메모리) 5세대 엔비디아향 지연 공급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메모리 사업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첨단 공정 기술과 HBM 등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제품군 확대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AI(인공지능) 열풍에서 HBM 수요가 견조한 상황이기에, 삼성 반도체 실적 개선의 가장 큰 관건은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의 HBM 공급망에 확실하게 진입하느냐 여부다.


업계 및 증권가에서는 올해 상반기 중 실적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란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사실 지난 4분기 실적의 경우, D램 수요의 과반 가량을 차지하는 모바일, PC 등의 수요 둔화 회복세가 아직 보이지 않는 탓에 예견된 성적표였다는 관측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1분기를 저점으로 D램과 파운드리가 전사 실적의 반등을 이끌어가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다. D램의 경우 유통 재고 건전화가 이뤄지고 HBM은 본격 사업 궤도 진입으로 실적 반등을 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실제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며 삼성 HBM의 퀄테스트(품질검증) 통과를 시사한 바 있다.


젠슨 황은 "원래 엔비디아가 사용한 첫 HBM 메모리는 삼성이 만든 것이었다. 그들은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이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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