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국수본 메신저 논란' 이상식 고발한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경찰 국가수사본부의 내통 정황이 드러났다며 경찰 출신인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9일 고발키로 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진우 의원은 오는 9일 오전 대검찰청에 이상식 의원과 국수본 관계자 등을 직권남용 및 청탁금지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한다고 8일 공지했다.
주 의원은 이 의원 등이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국가수사본부의 내란죄 수사 기밀을 상호 공유하고 회의와 의사 연락을 통해 수사 방법을 상의하여 진행하는 등 민주당이 사실상 국가수사본부 수사를 지휘토록 함으로써 국가의 정상적인 수사체계를 무너뜨리는 등 직권을 남용하고, 공무상비밀을 누설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체포영장 만기를 하루 앞두고 저희 당과 국수본 간의 메신저 역할을 하느라 전화기에 불이 나고 회의가 이어졌다"는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올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내통하는 국수본의 수사를 그 어느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느냐"라며 "우종수 국수본부장 역시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尹 체포, 헌재 판단 이후에 시도해야…경호처 저항, 비판 여론 줄어들 것" [법조계에 물어보니 603]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1차 시도에서 고배를 마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절치부심하며 2차 집행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공수처의 수사 권한 문제 등 위법성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호처의 거센 저항까지 예상되는 만큼 현 시점에서 체포영장 재집행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 이후에 체포하고 수사한다면 경호처가 저항할 명분이 없어지고 비판 여론도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가 참여하는 공조수사본부는 전날 "공조본이 피의자 윤석열에 대해 재청구한 체포영장이 이날 오후 발부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발부 사유와 유효기간은 전해지지 않았으나 체포 과정의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앞서 청구했던 체포영장 유효기간(7일)보다는 늘려잡았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달 30일 서부지법에 윤 대통령에 대해 내란 수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해 다음날 발부받았다. 공수처는 발부 나흘째인 지난 3일 경찰의 인력 지원을 받아 집행을 시도했지만, 대통령경호처와 5시간 넘게 대치한 끝에 철수해 불발됐다.
집행 불발 이후 대통령경호처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버스 차벽을 추가 배치하는 등 경비 태세를 강화한 만큼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사다리로 차벽을 넘고 집행을 저지하는 경호처 직원을 체포하는 방안, 경찰특공대 장갑차 등 특수차량으로 차벽을 밀고 들어가는 방법, 헬기를 타고 내부 진입하는 안 등 다양한 선택지가 거론된다. 체포 이후 윤 대통령을 호송차에 태워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데려갈 방법도 찾아야 하는 만큼 상당히 난도가 높은 작업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찰 내부에선 단순한 체포 성공보다 충돌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현직 경찰은 "기동대 대신 형사 위주로 테이저건과 수갑, 삼단봉을 지참하고 방탄조끼 차림으로 투입해야 한다. 차벽은 특수차량 대신 사다리를 갖고 가 넘어야 한다"며 "경호원 1명을 끌어내는데 4∼6명이 필요하다. 최소 경호처 인력의 2배를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그동안 공수처에 대해 꾸준히 제기됐던 수사권한 문제, 영장 청구 법원의 관할 문제 등 위법성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재시도한다고 결과가 달라질 지 의문이다. 게다가 1차 집행 때보다 더욱 거세진 경호처의 저항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현 시점에선 영장 집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적법한 기소와 영장 청구, 탄핵심판 등에는 응하겠다고 밝힌 만큼 차라리 헌재의 탄핵 인용 판단 이후에 체포하고 수사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방안일 수 있다. 이 경우 경호처가 저항할 명분도 없어지고 국민의 비판적 여론도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당초 수사하면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고 언제까지 유효기간이라고 밝혔을 때부터 실패한 수사이다. 수사는 기본적으로 밀행성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실시간으로 이런 정보들이 공개되면 수사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며 "1차 집행 실패 후 지지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리적 충돌이 예상될 수밖에 없어서 집행이 더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美 LA서 대형 산불… 비상사태 선포·주민 3만명 긴급 대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LA는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주민 3만명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산불은 7일 오전 10시30분쯤(현지시간) 남부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강풍이 불면서 LA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시작됐다. 산불은 거센 강풍을 타고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바람에 이날 오후 6시 30분까지 2900에이커(약 11.7㎢)로 번졌다.
특히 얼마 지나지 않아 LA 북부 이튼 계곡과 북서부 실마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동시다발적인 화재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 LA 카운티 전역에서 20만 가구와 건물들이 정전됐고, 주택 1만채가 불에 탈 위험에 처했다. 이에 따라 LA시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 3만명에게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다.
목격자들은 “머리 위로 불씨가 날아다니며 순식간에 불이 번졌다”고 전했다. 영화 ‘살바도르’, ‘미시시피의 유령’ 등에 출연한 배우 제임스 우즈는 소셜미디어(s) X(옛 트위터)에 불씨가 자택 바로 앞까지 온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리며 “지난달 인테리어 공사를 마친 새 보금자리를 떠나 급히 대피했다. 목숨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며 안전한 장소로 이동할 것을 강조했다.
강풍 때문에 불길이 빠르게 번지면서 인근 도로가 대피 차량들로 마비됐다. 도로에는 주민들이 대피 과정에서 버리고 간 차량들이 다수 발견됐다. 화재 현장에서 대피한 아담 핸들러는 “경찰관이 ‘살고 싶다면 차에서 나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많은 운전자들이 차량을 버리고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주민인 켈시 트레이노어는 AP통신에 “유일한 도로에 불길이 덮쳐 사람들이 차에서 황급히 내렸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소방관이 무전으로 “100대에 달하는 버려진 차량이 도로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LA시는 소방관 1400명을 동원해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불길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CNN은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화재는 순식간에 축구장 5개 규모의 면적인 2900에이커를 태웠다”며 “강풍이 소방관들의 진화 작업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산불의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LA 일대에 부는 국지성 강풍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샌타애나’로 불리는 이 강풍은 건조한 가을과 겨울에 자주 나타나는데 풍속이 매우 빠르고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악마의 바람’이라고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