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9일 '니케' 中 사전예약 돌입
하루 만에 사전예약자 40만명 돌파
당국 깐깐한 검열·중국산 경쟁작은 숙제
차기작 출시 전까지 실적 공백 메울지 관심
시프트업이 자사 서브컬처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의 대륙 진출 작업에 한창이다. 중국 당국의 깐깐한 콘텐츠 검열과 현지 서브컬처 게임의 아성을 딛고 유의미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다.
10일 시프트업에 따르면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는 지난 9일 니케의 중국 지역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니케는 지난해 10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로부터 현지 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한 외자 판호를 획득했다. 판호 발급 후 약 3개월 만에 빠르게 사전예약에 돌입한 것이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사전예약자 40만명을 돌파했으며, 현지 앱마켓인 탭탭에서 사전예약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니케는 시프트업이 지난 2022년 출시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매력적인 일러스트와 깊이 있는 세계관, 이를 극대화하는 2D 라이브 애니메이션 등으로 인기를 얻었다. 수집형 재미 요소와 함께 세로형 스크린 슈팅 방식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인 것도 호평받았다. 출시 후 2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4500만건을 돌파하고, 지난해 기준 누적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하며 흥행 반열에 올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텐센트는 사전예약 목표치를 800만명으로 잡았다. 이는 중국에 출시된 국내 서브컬처 게임들의 목표치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넥슨 '블루아카이브'와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의 사전예약 목표치는 각각 300만명, 200만명이었다.
사전예약 목표치가 매출 수준과 부합하는 지표는 아니지만, 텐센트 내부에서 니케의 초반 흥행 가능성 등을 어떻게 내다보고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다올투자증권 김혜영 연구원은 "퍼블리셔인 텐센트가 (니케)와 동일 장르의 게임을 중국 현지에서 서비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퍼블리싱 측면에서 수혜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시프트업이 당면한 숙제는 단연 중국 내 콘텐츠 검열과 중국산 서브컬처 게임들의 높은 시장 장악 수준이다.
먼저, 중국 당국의 검열이다. 중국은 게임의 검열 수위가 다른 국가에 비해 비교적 까다롭다.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이면 서비스 금지 대상이 될 수 있고, 정치적인 이슈가 덯지면 퇴출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현지 서비스 버전의 경우 캐릭터 디자인을 일부 수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니케도 현지 공식 페이지를 보면 캐릭터 디자인이 노출이 적은 쪽으로 일부 수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상인증권 최승호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서브컬처 유저들은 검열을 너그럽게 이해하지 못하고 중국 현지에서도 검열에 대한 비난이 많다"며 "이미 VPN(가상사설망)으로 (니케를) 즐기는 유저 입장에서는 중국 서버로 넘어갈 유인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원신'이나 '붕괴: 스타레일', '명일방주' 등 중국산 서브컬처 게임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고, 이들이 내수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도 타개해야 할 부분이다. 일례로, 2020년 출시된 원신은 지난해 글로벌 누적 매출 50억 달러(한화 약 6조7000억원)를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니케의 중국 성과가 올 한 해 시프트업 실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출시된 '스텔라 블레이드'의 매출 하향 안정화에 더해 차기작인 '프로젝트 위치스'가 2027년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어 그 전까지 신작 공백을 메울 작품이 필요하다. 시프트업이 공개한 IR 자료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58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1% 하락했다.
하나증권 이준호 연구원은 "승리의 여신: 니케는 중국 출시가 더해진다면 기록적인 매출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으며 2025년 서브컬처 게임들의 다수 출시에도 IP(지식재산권) 파워 유지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