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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한국에겐 위기 아닌 ‘기회’…예고된 제약·바이오 지각 변동


입력 2025.01.20 14:37 수정 2025.01.20 14:37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자국 우선주의’ 정책 앞세우는 트럼프

약가 경쟁력 심화,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 호재

생물보안법 등 중국 견제에 빈자리 채우는 CDMO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 인수위/연합뉴스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전망이다.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는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바이오시밀러와 CDMO를 앞세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신에 따르면 한국 시간 기준 21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이 진행,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미국 내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약가 인하 정책과 탈 중국화가 대표적이다.

“바이든과 달라”…자유로운 약가 정책 추진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시절부터 약가 인하 정책을 추진해 미국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데 힘쓰겠다고 밝혀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세계 의약품 시장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 고소득 국가와 비교해 약가가 2.6배 수준으로 높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백악관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출범 당시 제약 회사가 TV 광고에 약품 가격을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캐나다 등 외국에서 저렴한 의약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2018년 미국 처방약 가격은 5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마찬가지로 최혜국 대우 모델을 도입해 정부가 약가 인하 대상 의약품을 특정하지 않고, 제약사의 자발적인 가격 조정을 유도할 전망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기반으로 정부와 제약사 사이에서 약가를 협상했던 것과는 반대된다.


치열한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트럼프 2기의 약가 인하 정책은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가격이 20~30% 가량 저렴해 보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활하게 미국 시장 진입을 꾀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같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 12월 스텔라라의 바이오 시밀러인 스테키마가 FDA 허가를 받았으며, 올해 미국에서 총 11개 제품의 허가 획득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견제 지속,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CDMO ‘기회’

미국과 중국 견제 기조가 계속되며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 의회는 ‘생물보안법’을 발의해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생물보안법 통과는 무산됐지만, 트럼프 2기 출범에서 입법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BIO가 미국의 124개 바이오 파마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미국 내 79% 기업이 중국에 본사를 둔 CDMO·CMO 기업과 적어도 하나의 계약 또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우시바이오로직스도 미국의 견제 대상이다. 만약 트럼프 정부가 제약 바이오 시장에서 탈 중국화를 추진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은 굵직한 국내 CDMO 기업에게 수혜가 돌아갈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지난해 7월 진행한 실적 발표에서 생물보안법과 관련해 “중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없는 CDMO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원료 의약품 CDMO 사업을 하는 에스티팜 또한 지난해 연달아 수주에 성공하며 중국 기업의 빈자리를 채웠다. 에스티팜은 지난 8월 글로벌 10위권 내 제약사 블록버스터 신약의 저분자 화학합성 의약품 공급사로 선정됐다. 계약 기업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기존 중국이 공급하던 원료 계약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효영 국립외교원 부교수는 “미국은 그간 바이오 보안법을 발의하는 등 해외 의약품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며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향후 중국에 대한 견제 강화 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우리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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