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섭 감독 연출
'히트맨2'가 전편의 코미디 액션과 정체성을 계승해 돌아왔다. 전설적인 암살 요원에서 웹툰 작가로 전향한 준(권상우 분)의 좌충우돌 이야기는 여전히 유쾌하고, 그 위에 더해진 글로벌 테러리스트와의 대결은 더 커진 스케일을 보여준다.
2020년 개봉한 '히트맨'은 웹툰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직 암살 요원이었던 준이 술김에 1급기밀 경험담을 만화로 그려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이 세계관을 시작했다.
'히트맨2'는 소설 소재가 고갈돼 명성이 추락할 위기에 놓인 준은 테러 사건을 그리며 재기를 노린다. 어려웠던 경세 사정은 준의 웹툰 성공 이후 달라졌지만 아내 몰래 주식과 코인에 투자해 실패를 맛본 준은 재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준은 심기일전해 그린 테러 사건을 그리면서 다시 한 번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하지만 서울 한복판에서 준의 웹툰과 똑같은 테러 사건이 일어난다. 준은 범인으로 지목 당하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덕규(정준호 분), 철(이이경 분)과 함께 다시 악당과 맞서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히트맨2'는 전작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간다. 차별화를 두고 새로운 것들을 던지는 도전을 하기 보다 '히트맨2'에서 반응이 좋았던 코미디 요소들을 강화해 내놓는다. 권상우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이이경의 국정원 요원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케미스트리가 여전하다.
하지만 장점이 곧 단점이다. '히트맨2'는 전작의 인기 요소들을 활용하며 차별화 없이 안전한 길을 선택하다 보니 스토리가 다소 뻔하게 느껴질 수 있다.
준이 웹툰을 통해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는 구조는 전편과 크게 다르지 않고, 글로벌 테러리스트라는 소재 역시 기대했던 만큼 강렬한 임팩트를 주지 못한다. 또한 악당 캐릭터의 서사가 얕게 그려져 몰입이 힘들다. 김성오가 연기한 피에르 쟝은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지만, 캐릭터의 동기나 배경이 충분히 설득력 있게 그려지지는 않았다.
액션 시퀀스만큼은 같은 장르들과의 비교를 불허한다. 권상우의 액션 연기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그가 배우로서 가진 탄탄한 연기 내공과 신체적 역량을 증명하며 코미디와 액션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동어반복이 아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웃음과 가족애, 액션, 감동을 지향하는 영화로 설 연휴 가족들이 보기에는 나쁘지 않은 카드다. 22일 개봉. 러닝타임 118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