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 정례조사
이재명, 김문수·오세훈·원희룡·한동훈·홍준표
양자대결서 41.5~43.0%…과반 안 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기 대선 상황을 가정한 가상 양자대결에서 과반을 넘지 못하는 건 물론, 일부 여권 대권주자와는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등 이재명 대표에게 유리한 국면이 형성됐음에도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평가와 함께 여권 주자의 상대적 경쟁력이 점차 올라오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데일리안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0~21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차기 대선에서 만약 다음의 두 사람이 대결한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으로 가상 양자대결을 실시했다.
야권 후보로는 이재명 대표를 고정하고, 여권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을 각각 후보로 양자대결을 매칭했다.
그 결과 이재명 대표는 모든 여권 주자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대표의 지지율은 5명의 여권 주자와 대결에서 모두 과반이 안 된, 40%대 초반으로 기록됐다. 일부 여권 주자와는 오차범위 격차를 보였다.
5개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초접전 결과로 나타난 건 '이재명 대 김문수' '이재명 대 오세훈' 조사였다.
먼저 이재명 대표와 김문수 장관 양자대결에서 이재명 대표는 41.5%, 김문수 장관은 38.3%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지율은 단 3.2%p차였다.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15.6%,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4.6%였다.
오세훈 시장과의 양자대결에선 이재명 대표가 41.7%, 오세훈 시장이 35.6%로 나타났다.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6.1%p다. 해당 양자대결에서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19.4%,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3%다.
이재명 대표와 원희룡 전 장관 양자대결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를 소폭 벗어난 6.6%p로 조사됐다. 이재명 대표는 원희룡 전 장관과 대결했을 때 43.0%, 원희룡 전 장관은 36.4%의 지지를 얻었다. '없다'는 18.1%, '잘 모르겠다'는 2.5%다.
홍준표 시장과의 양자대결에서도 이재명 대표가 42.9%로 홍준표 시장(33.9%)을 앞선 것으로 나왔다. 이재명 대표와 홍준표 시장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를 벗어난 9.0%p다. 해당 양자대결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20.1%,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1%였다.
이재명 대표는 한동훈 전 대표와 양자대결 했을 때 지지율 격차를 더 벌렸다. 이재명 대표는 42.5%, 한동훈 전 대표는 24.2%로 나타났다. 격차는 18.3%p다. 다만 '없다'가 30.0%, '잘 모르겠다'가 3.2%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지지층, 이재명 양자대결서 '김문수 선호도' 가장 높아
원희룡 → 오세훈 →홍준표 →한동훈 순…李로 이탈 비율은 비슷
가상 양자대결에서 주목할 점은 국민의힘 지지층의 후보 선호도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김문수 장관, 오세훈 시장, 원희룡 전 장관,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시장이 각각 이재명 대표와 양자대결을 했을 때 김문수 장관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이재명 대표와 김문수 장관이 양자대결을 한다면 73.2%가 김문수 장관을, 3.4%가 이재명 대표를 선택했다. 국민의힘 지지층 중에 두 사람 모두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8.4%였다.
국민의힘 지지층 중 두 번째로 선호도가 높은 주자는 원희룡 전 장관이었다. 원희룡 전 장관은 70.2%의 지지를 받았으며, 그가 후보로 나왔을 때 이재명 대표를 선택하겠다는 국민의힘 지지층은 4.5%였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23.5%였다.
이재명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은 두 사람에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69.0%), 홍준표 시장(64.1%), 한동훈 전 대표(44.8%) 순으로 선호했다. 한동훈 전 대표의 국민의힘 지지층 선호도는 타 주자에 비해 낮지만, 이재명 대표로 이탈하는 수치는 3%대로 비슷했다.
이재명, 20대 이하·40대·50대서 여권주자 모두에 우세
30대선 오세훈·원희룡, 60대선 김문수·오세훈 李에 앞서
양자대결 결과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이재명 대표는 20대 이하와 40대, 50대에서 여권 주자들을 모두 압도했다. 30대에서는 오세훈 시장과 원희룡 전 장관만이 오차범위 내로 이재명 대표를 앞섰고, 60대에서는 김문수 장관과 오세훈 시장이 오차범위 내 격차로 이재명 대표에 우세했다. 70대 이상에서는 여권 주자 5명 모두 이재명 대표를 압도했다.
양자대결 시 여권 주자들의 연령대별 선호도를 살펴보면 20대 이하는 홍준표 시장(38.4%)을 가장 많이 선택했으며, 이재명 대표와는 2.0%p차로 접전을 벌였다. 30대에서는 오세훈 시장(42.1%)의 지지율이 여권 주자 중 가장 높았다. 오세훈 시장과의 양자대결에서 30대의 37.6%는 이재명 대표를 꼽았다.
40대와 50대에선 이재명 대표가 모든 여권 주자를 큰 격차로 따돌렸고, 김문수 장관이 40대에선 30.1%, 50대에선 36.9%로 여권 주자 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김문수 장관은 60대와 70대 이상에서도 각각 45.9%, 53.3%를 기록하며 이재명 대표에 우세한 것과 동시에 여권 주자 중에서 동일 연령대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이재명 대표가 모든 양자대결에서 과반을 기록하지 못한 배경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는 것과 같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심판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며 "국정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은 '안정'을 바라는데 민주당이 국무총리 탄핵 등으로 흔드니까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중도층의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권 주자 중 김문수 장관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에 대해선 "일관된 강성 보수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보수가 무너지지 않길 바라는 지지층의 마음을 얻고 있는 것"이라며 "그간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주자에 비해 인지도는 도리어 낮을 수 있지만, 지금은 다시 유력 주자로 부상한 건 상징적인 의미"라고 말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오세훈 시장도 이재명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결과가 나온 것에 관해선 "오세훈 시장은 계속 윤 대통령을 뒷받침해 주는 역할을 한 모양새였다. 해외 직구 문제가 터졌을 때 오세훈 시장이 정부 편을 들어주면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오세훈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다만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는 게 김문수 장관보다 양자대결 수치를 소폭 낮게 나오게 한 요인이 됐다"라고 해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21일 전국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RDD 방식 ARS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5.0%로 최종 1014명이 응답했다. 표본은 지난해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에 따른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림가중)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