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트럼프 취임’ 고환율 후폭풍은?…“은행 재무안전성 저하 제한적”


입력 2025.01.29 07:00 수정 2025.01.29 07:19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나신평, 달러 강세가 금융사에 미친 영향 점검

외화 위험가중자산, 전체 위험자산의 17.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P/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고환율 리스크가 더욱 우려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의 보수적인 가계대출 기조를 고려하면 강달러 기조가 지속되도 재무건전성 하락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SC제일·씨티·IM뱅크 등 시중은행의 외화자산은 28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자산 대비 14.6%수준이다. 경남·부산·광주·전북은행 등 지방은행 4곳의 외화자산은 약 4조8000억원으로 총 자산 대비 2.0% 수준이었다.


이들 은행은 모두 환 위험 관리를 위해 외화부채를 외화자산 규모와 유사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지방은행 대비 외화자산 비중이 큰 시중은행은 외화부채가 외화자산을 소폭 상회하기 때문에 환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환평가손실이 시중은행 전체 손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을 전망이다.


실제 2021년 1월부터 2022년 9월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약 350원 상승했지만, 해당 기간 동안 시중은행의 순외환거래손실은 총 3278억원으로 동 기간 영업이익 24조6000억원 대비 미미했다는 설명이다.


달러 강세는 시중은행의 외화자산의 원화환산액을 증가시킬 수 있고, 이는 외화 위험가중자산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외화 위험가중자산이 전체 위험가중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6% 수준이고, 외화 위험가중자산의 변화는 환율뿐만 아닌 달러 기준 외화자산 규모 및 포트폴리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분석이다.


지난 2021년 1월~2022년 9월말 환율 상승기의 외화 위험가중자산 증가율은 24%로 외화자산(달러 표시 기준) 자체의 증가율 29%보다도 작았다는 것이 그 근거다. 나신평은 이에 따라 환율 상승이 위험가중자산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제한적이며, 전반적인 여신 포트폴리오의 구성 변화와 자산 증감 여부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했다.


나신평은 “최근 은행의 보수적인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고려하면 중단기적으로 강달러 기조가 유지되더라도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만큼 자본적정성이 큰 폭으로 저하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또한 환율이 변동하는 상황에서 매수 및 매도 포지션의 평가 손실에 따라 외환파생상품 관련 증거금을 추가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경우도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은행은 환율 리스크가 커지면 국채, 통화안정증권 등 고유동성자산을 매도해 증거금을 납부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유동성 관련 비율이 저하될 수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시중은행이 보수적으로 외화유동성을 관리하고 있고 지난해 9월말 기준 외화LCR(144.3%), LCR(117.7%) 비율을 감안하면 적절한 대응능력을 갖췄다는 판단이다.


나신평은 “환율 관련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 않아 시중은행의 전반적인 재무안정성 저하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하 속도조절,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경우 추가적인 환율상승 및 달러 강세 장기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향후 은행의 외화 익스포져 관련 위험관리 상황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