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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유럽행? 도전만으로도 충분한 국가대표 자격 [기자수첩-스포츠]


입력 2025.02.08 07:00 수정 2025.02.08 07:00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32살 국가대표 풀백 이명재, 잉글랜드 3부리그 버밍엄시티 입단

지난해 ‘늦깎이 국가대표’로 A매치 데뷔하며 존재감

부와 안정 포기하고 늦은 나이에 과감한 도전 나서 눈길

버밍엄시티 유니폼 입은 이명재. ⓒ 버밍엄시티 SNS

태극전사들의 유럽 진출 러시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한 때 국가대표 핵심 자원들이 유럽 선진 축구 경험을 마다하고 금전적 부를 누릴 수 있는 중동이나 중국 진출을 택하면서 팬들의 실망감은 커져만 갔고, 현재 많은 선수들이 유럽 무대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에 비해 도전 정신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한국도 유럽파가 부쩍 늘었다.


특히 유럽의 빅리그 직행을 고집하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유럽 중소리그는 물론, 하부리그 진출도 마다하지 않으며 활발한 유럽행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 양민혁(QPR), 배준호(스토크시티), 엄지성(스완지시티) 등 2000년대 초중반 기대주들이 잉글랜드 2부리그(챔피언십) 무대를 누비고 있고, 백승호(버밍엄시티)의 경우 3부리그서 활약 중이다.


여기에 국개대표 명단에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조규성과 이한범(미트윌란) 등은 유럽 변방인 덴마크리그서 활약하며 유럽 물을 먹고 있다.


또 하나의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바로 나이를 막론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지난 4일 버밍엄시티에 입단한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 이명재다.


지난해 K리그1 울산 HD의 리그 3연패 견인한 이명재는 리그에서 빼어난 활약상을 인정받으며 지난해 3월 국가대표로 발탁돼 A매치 데뷔의 꿈도 이뤘다. 이후 홍명보 감독의 신임을 얻으며 주전 풀백으로 왼 측면에서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호흡을 이뤘다.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이명재. ⓒ 뉴시스

2024시즌을 마친 뒤 울산과 재계약에 실패한 이명재는 당초 중동,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다 버밍엄시티가 영입 의지를 내비치며 유럽 진출로 노선을 틀었다.


2014년 울산에서 프로로 데뷔한 뒤 알비렉스 니가타(일본·2014년) 임대, 상무 군 복무(2020~2021년) 시절을 제외하고 줄곧 울산에서만 활약한 이명재는 32살의 늦은 나이에 첫 번째 유럽 진출의 꿈을 이뤘다.


중동이나 중국 팀과 계약을 체결했다면 더 많은 부를 누릴 수 있었지만 이명재는 늦은 나이임에도 안정을 포기하고 과감하게 유럽리그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성공이든 실패든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두려움을 벗어 던지고 과감한 도전에 나선 것만으로도 왜 이명재가 ‘늦깎이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는지 알 수 있다.


‘늦게 핀 꽃이 아름답다’는 말처럼 돈 대신 꿈을 쫓은 32살 이명재의 위대한 도전이 풍성한 결실을 맺길 기대해본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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