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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불거진 쇼트트랙 공정성 논란, 태생적 한계인가 [하얼빈 동계AG]


입력 2025.02.09 16:16 수정 2025.02.09 16:17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AG 쇼트트랙 남녀 계주 노메달은 이번이 처음

모호한 판정, 비디오 판독 조차 공정성 의심

중국 선수는 김길리를 밀치고 지나갔음에도 페널티를 받지 않았다. ⓒ 뉴시스

이해할 수 없는 결과다. 남녀 쇼트트랙 계주가 동계아시안게임 최초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해는 결과를 받았다.


최민정, 김길리, 김건희, 이소연으로 구성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여자 3000m 계주서 4위에 그쳤다.


여자대표팀은 3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중국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마지막 주자 김길리는 직선 주로에서 중국 선수와 몸싸움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결국 동력을 잃은 여자대표팀은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고, 수분 간 비디오 판독을 거친 끝에 변동 없이 4위를 확정했다.


뒤이어 열린 남자 5000m 계주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었다.


박지원, 장성우, 김태성, 박장혁이 나선 남자 대표팀은 레이스 막판 중국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였다.


대표팀의 마지막 주자이자 에이스인 박지원은 결승선 두 바퀴 남기고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그리고 마지막 코너를 도는 과정에서 두 선수가 엉켰고 서로 손을 사용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결국 두 선수가 주춤하는 사이 카자흐스탄의 마지막 주자가 추월했고, 이 과정에서 린샤오쥔의 팔이 카자흐스탄 선수 발에 부딪히며 넘어졌다.


여자 계주 때와 마찬가지로 비디오 판독이 이뤄졌고, 결과는 한국에 페널티, 중국은 3위로 구제를 받았다. 금메달은 어부지리로 1위가 된 카자흐스탄의 몫이었다.


박지원과 린샤오쥔은 둘 다 손을 사용했으나 박지원에게만 페널티가 주어졌다. ⓒ 뉴시스

오픈 레이스의 대표적인 동계 종목인 쇼트트랙은 타임 레이스인 스피드스케이팅과 다르게 태생적으로 변수를 내포하고 있다.


선수들은 레이스 내내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이며 특히 코너를 돌 때 인코스를 차지하기 위한 극심한 몸싸움이 펼쳐지기도 한다. 인코스를 절묘하게 파고 들거나 아예 폭발력을 앞세워 아웃코스를 공략하는 경우도 있으나 흔치 않는 장면이며, 먼저 자리를 잡은 선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쇼트트랙은 진로 방해, 신체 접촉, 충돌 등의 규정을 마련하고 있으며 거의 대부분의 경기서 레이스 후 비디오 판독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을 거치더라도 모호한 장면에 대해서는 심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기 때문에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한다. 똑같이 손을 사용하고도 박지원에게만 페널티를 부여한 이번 남자 계주가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충돌로 넘어질 경우 그 피해 또한 너무도 치명적이다. 물론 구제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억울하게 넘어지는 선수가 나온다면 어드밴티지 출전권을 부여해 다음 라운드에 출전할 수 있게 한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결선에서 무용지물이라는 게 문제.


이번 여자 계주에서도 중국 선수는 추월하는 과정에서 그대로 김길리를 밀치고 앞서갔다. 반칙이 아예 없었다는 점도 이해하기 힘들며, 시종일관 선두다툼을 벌인 선수에게 주어진 결과가 빈손이라는 것도 납득하기가 어렵다.


설령 이번 남녀 계주에서 나온 심판의 판정이 옳았다 하더라도 매번 공정 논란이 불거진다는 것 자체가 쇼트트랙이 지닌 태생적 한계로 지적된다. 스포츠의 기본 덕목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공정성이다. 그러나 쇼트트랙은 이와 동떨어진 채 행운과 불운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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