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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탄핵' 주도·'우향우' 행보에도 힘 못받는 민주당 지지율…원인은 [정국 기상대]


입력 2025.02.12 00:10 수정 2025.02.12 00:25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정권연장' vs '정권교체'…오차범위 내 팽팽

국민의힘, 지지율 우세…野 2030 이탈도 가속

이재명 '말 바꾸기' '탄핵 남발'이 쌓은 이미지

"'시간 축적의 결과물'…지지율 반등요인 부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목소리를 높이는 야당 의원들을 비판하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중단의 손짓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가운데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 교체' 응답이 '정권 연장' 응답률에 큰 우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밑도는 결과가 연속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장기간 쌓아온 정치적 신뢰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다.


◇ 尹 탄핵 정국서도 '정권교체론' vs '정권연장론' 접전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3주차 이후 정권 교체와 정권 연장 여론이 3주 연속 오차범위 안팎에서 접전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정당 지지율도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서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을 이끈 민주당과 중도 확장을 위해 본격적 우클릭 행보에 나선 이 대표가 좀처럼 여론의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6~7일까지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차기 대선 집권 세력 선호도'를 조사(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한 결과, "집권여당(국민의힘)의 정권 연장"은 45.2%, "야권에 의한 정권교체"는 49.2%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에서만 3주 연속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인 것이다. 반면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42.8%, 민주당이 40.8%로 조사됐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을 앞섰다. 정권 연장과 정권 교체 응답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 3~5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00%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50%,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1%로 조사됐다.


앞선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39%, 민주당은 37%로 집계돼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았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야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도 민주당의 지지율 정체와 정권 교체 여론에 힘이 실리지 않는 원인을 이 대표 개인의 '사법리스크' 문제로 봤다.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전날 광주에서 열린 시국토론회 기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이 대표의 여러 재판을 온갖 방법을 동원해 지연시키는 '법꾸라지' 행태에 국민은 진저리를 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시스

◇ 청년 향한 망발 탓?…2030세대 이탈 가속화


2030 젊은 층의 '탈(脫)민주당'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2030세대를 향한 민주당발(發) 파문이 잇따르면서다. 앞선 조사와 같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6~7일까지 100% 무선 ARS 방식으로 '18~29세'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지 정당'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29.6%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반면, 48.8%는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30대에서도 밀렸다. 30대의 36.8%는 민주당을, 42.0%는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30대의 민주당 지지율은 직전 조사인 지난달 23~24일 조사(47.6%) 대비 10%p 이상 빠진 것이다. 아울러 집권여당의 정권 연장을 원하는 18~29세 응답자는 같은 기간 48.1%에서 52.9%로 상승했고, 30대 응답자는 40.7%에서 44.1%로 각각 상승했다.


2030층의 지지율 하락은 최근 민주당 안팎으로부터 불거진 '폄훼 논란'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앞서 전남대 교수인 박구용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은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정치오락실'에서 2030세대를 향해 "사유는 없고 계산만 있다. 충돌하는 자아가 있어야 건강한 자아인데 이건 고쳐지지 않는다. 희망을 갖지 말라"며 "그게 정치적인 것이다. 지금은 그들 스스로 말라비틀어지게 만들고 고립시켜야 한다"는 망언을 했다.


박구용 원장은 지난해 말 팟캐스트 '매불쇼'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한 2030 여성들을 성적 대상화 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는 당시 "2030 남성들에게 정보를 알려주겠다. 여자분들이 (집회에)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패널로 나온 김용남 전 의원의 '대학 기말고사 끝나는 학생들이 많아 주말에는 (집회에) 더 많이 나올 것 같다'는 전망에 대한 대답이었다.


민주당 진영에선 이 대표의 지난 대선 낙선과 검찰 수사에 직면한 상황을 2030 남성의 탓으로 돌리는 주장을 펼치며 이들을 '쓰레기'로 규정하기도 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2023년 9월 22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방송에서 "2030 남자 유권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이 사태에 그대들의 책임이 상당 부분 있다"고 했고, 2030 남성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겨냥해서는 "이거 듣고 (2030 남성들이) '우리 보고 쓰레기라고?' (할 텐데) '쓰레기야, 너희'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저조한 결과가 잇달아 나오는 것과 관련 "국민의 뜻이니 겸허하게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추세의 배경으로 극우 세력의 '가짜뉴스'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카카오톡 등을 통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일반인에 대해서도 고발 조치 의사를 밝히며 이른바 '카톡 검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말 바꾸기·탄핵 남발이 쌓은 '정치인 신뢰도'


정치권에서는 최근 이 대표의 급격한 '우클릭' 행보를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일시적 '분장술'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대표적인 말 바꾸기의 사례로 외교 분야가 꼽힌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공개된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일원"이라며 "현재의 지정학적 현실을 고려할 때 일본과의 관계를 더욱 심화하고, 한·미·일 3국 협력을 지속하는 데 이의가 없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친중(親中)' '친북(親北)' 이미지 희석시키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이 대표는 총선 국면이던 지난해 3월 "우리가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했고, 같은 해 1월 북한의 무력 도발 자제를 촉구하며 "우리 북한의 김정일·김일성 주석의 노력들이 폄훼되지 않도록 애써야 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 2022년 한·미·일 군사 훈련에 대해서는 "친일 행위"라고 폄훼하기도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0대 대선 직후인 2022년 3월 10일 당시 '이재명 후보를 투표하지 않은 이유'를 물은 결과, "신뢰성 부족과 거짓말"이 19%로 가장 높았다. 그 뒤는 "도덕성 부족"(11%)으로 조사됐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180석, 22대 국회에서 170석을 얻어 거대 야당 지위를 유지했지만, '탄핵 남발' 정당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통령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 등 총 29건의 무더기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서다. 대한민국 정당사에 유례없는 탄핵안 발의 갯수라는 평가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단언컨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국정 혼란의 주범, 국가 위기의 유발자, 헌정질서 파괴자는 바로 민주당 이재명 세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29번의 연쇄 탄핵, 23번의 특검법 발의, 38번의 재의요구권 유도·셀 수 없는 갑질 청문회 강행·삭감 예산안 단독 통과. 이 모두가 대한민국 건국 이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문재인 정부까지 74년 동안 발의된 탄핵소추안은 총 21건인데, 윤 정부 출범 이후 거대 야당은 무려 29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우리 헌정사에도, 세계 어느 국가에도 이런 야당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의 이미지라는 것은 한두 가지 사안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닌, 즉 '시간 축적의 결과물'"이라며 "한 사람의 유력 정치인 그리고 그 사람의 이미지가 형성된 시간만큼 그 인물에 대한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또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단기간에 급상승할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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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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