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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에 꽂힌 하버드 공학도…네이버웹툰 이끌고 만화강국 日 제패


입력 2025.02.13 09:00 수정 2025.02.13 09:00        도쿄(일본) = 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공학도 출신 만화광 김신배 대표, 日 사업 진두지휘

4년간 폭발적 성장…일본 앱마켓 점유율 51% 차지

창작자·콘텐츠·사용자 위한 '플라이휠' 구축 목표

영상 위주 IP 사업 속도...작품 20개 애니메이션화 목표

김신배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 대표이사 CGO(최고성장책임자)가 12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사업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네이버웹툰



"지난해 5월 라인망가는 경쟁사를 제치고 일본 앱 마켓 매출 1위를 탈환했습니다. 현지 앱 마켓 점유율도 지난 1월 기준 51%로, 일년 새 20% 가량 늘었죠. 저희는 독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DNA가 뼛속까지 가득한 회사입니다. 독자가 중요한 기반임을 알고 모든 상품, 서비스를 기획하기 때문에 5년, 10년 후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것이죠."


네이버웹툰의 일본 서비스를 총괄하는 김신배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 대표이사 CGO(최고성장책임자)는 12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일본 웹툰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저희가 일본에서 구축한 플라이휠(성장을 만드는 선순환)이 웹툰 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모회사) 전체 플라이휠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현지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화광 공학도가 진두지휘...합류 후 폭발적 성장세

네이버웹툰의 일본 서비스는 웹툰 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가 맡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라인망가'와 '이북 재팬' 등 두 가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4년 전인 2021년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에 합류했다. 카이스트 전자공학 학사와 하버드 전자공학 석사를 거친 공학도인데, 어릴 적 만화에서 본 건담 등을 직접 만들고 싶어 공학을 전공했을 정도로 웹툰에 대한 애정이 크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웹툰을 워낙 좋아해 사업에 자발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처음 합류했을 때 라인망가 내 단행본 독자들을 웹툰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숙제였다"며 "단행본 독자들이 연재형 작품인 웹툰을 읽을 수 있도록 이용자 동선을 구축하고, 네이버웹툰에서만 작품을 소싱받는 게 아니라 일본 내 창작자들과 협력하는 생태계를 조성해 현지에서도 작품을 공급받는 프로세스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가 합류하고 네이버웹툰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 왔다. 지난해 5월 일본 앱 마켓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고, 하반기를 통틀어서는 일본 앱 마켓 비게임 부문 매출 1위에 올랐다. ▲유료 회차 판매 ▲광고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 등 3개 사업 모델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3개 사업 모델의 연평균 성장률은 25%로 집계됐다.


김신배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 대표이사 CGO(최고성장책임자)가 핵심 사업 전략인 '플라이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네이버웹툰
'플라이휠' 전략으로 성장 모색...현지 생태계 강화도

네이버웹툰은 일본 사업 성장을 위한 핵심으로 '플라이휠' 전략을 내세웠다. 플라이휠 전략은 기업이 순환구조를 갖추면 어느 순간 자생적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네이버웹툰 생태계 안에서 창작자, 사용자, 콘텐츠가 모두 공존하며 끊임없이 성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 대표는 "플라이휠 전략을 구축하는 데 핵심이 되는 것은 현지 웹툰 생태계"라며 "일본에서 아마추어나 프로 작가들을 발굴해 이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다양한 스튜디오에 투자와 협업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후엔 더 많은 사용자가 그들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돕고, 끊임없이 IP 비즈니스 사례를 만들어 외부 팬덤을 서비스로 유입시켜 생태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네이버웹툰이 발굴한 일본 아마추어 작가의 작품 '선배는 남자아이'는 이같은 전략 추진에 힘을 실어줬다. 일본 내 도전만화 격인 '인디즈'에서 발굴한 웹툰으로, 글로벌 누적 조회수만 2억2000만회에 달한다. 이달 중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올 예정이다.


특히 김 대표는 IP 비즈니스 확장에 있어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 영상화를 핵심 축으로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영상을 통해 라인망가 안에서의 팬덤이 아닌 글로벌을 아우르는 오프라인 팬덤을 보유하겠다는 포부다. 지난해에만 12개 작품의 영상화를 진행했는데, 올해는 애니메이션 파이프라인 20개를 가동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에 있어 제작위원회에 참여하는 것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경쟁사 따라올 수 없는 플랫폼으로 초격차"

이날 김 대표는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일본 내 웹툰 시장은 네이버웹툰과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픽코마가 양대산맥 격으로 주도하고 있다. 김 대표의 자신감의 원천은 라인망가가 보유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과 그의 팬덤, 그리고 라인망가가 지금까지 구축해 온 생태계다.


그는 "라인망가는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작품이 생태계에 들어왔을 때 다양한 독자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단순히 서비스 플랫폼을 넘어 일본에서 웹툰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 작품을 비즈니스화시키는 벨류체인을 구축해둔 것은 라인망가가 유일하다"고 힘줘 말했다.


콘텐츠 회사인 만큼, 향후에도 다양한 작품과 창작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라인망가는 콘텐츠에서 시작해서 독자로 끝나는, 본질적인 부분에서부터 접근을 달리하는 곳"이라며 "단기적으로 매출이 안 난다고 해도 끊임없이 콘텐츠에 투자하면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작품들이 스토어 안에서 흥행해 IP 비즈니스로 발전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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